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여권은 그동안 재정건전성 등을 이유로 추경 여부를 신중하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지자 방향을 선회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4차 추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한 당정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곧 결론이 날 텐데 4차 추경은 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며칠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에 “이 대표께서도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겪는 사람에 대해 선별지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여야가 큰 이견이 없으리라 본다”며 공감을 표했다. 통합당은 2차 재난지원금의 선별지급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 2차 확산을 극복하고, 경제에 파생된 어려움을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에서 난색을 보이지만 예측지 않았던 사태 발생으로 인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4차 추경을 빨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한 4차 추경 편성에 합의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2일 당정 협의회를 열고 추석 연휴 전에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날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의 만남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타이밍 놓치지 않게 할 것이고 추석 이전에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 그런 방향에서 당정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지급 범위를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도 잦아드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고통을 더 당하는 분들께 더 빨리 더 두텁게 도와드리는 게 제도 취지에 맞다”며 “내주 초까지는 결론을 내야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 국민 지급’ 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류는 그렇게 안 보인다”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필요한 계층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일단 우선돼야 된다. 거기에 플러스알파를 고민해보자”며 선별지급론에 힘을 실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전체적인 경제순환에 자극을 줄 수 있는 규모로 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그 규모를 5조 정도로 보는 것 같은데 10조, 15조로 더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12조원 규모의 2차 추경이 집행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2차 재난지원금 규모도 비슷한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경 작업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지급 범위와 규모에 대해서는 정부와 논의가 좀더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회의적인 반응과 관련해) 지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결정 때와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