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가을 태풍 ‘하이선’(제10호)이 영남과 동해안 지역을 휩쓴 가운데 또 다른 가을 태풍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태풍이 만들어져 상륙한다면 제11호 ‘노을’, 제12호 ‘돌핀’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다.
8일 기상청은 올 11월부터 태풍이 한두 차례 더 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년에 통상 23차례 정도 태풍이 만들어지는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7월에서 10월에 가장 많다”며 “통계 수치상 오는 11월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한 두 개의 태풍이 더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에 앞서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여름 태풍은 장미(제7호), 바비(제8호), 마이삭(제9호) 3개다. 가을 태풍은 아직은 하이선 1개다. 태풍은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6~8월은 여름 태풍, 9~11월은 가을 태풍으로 분류한다.
태풍 장미는 중간 미만 세기의 태풍이었지만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충청도, 전북에 최대 200㎜ 이상의 비를 뿌리며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바비는 서쪽지방으로 근접해 최대순간풍속 45m가 넘는 강풍이 불었지만 큰 피해를 주지 않고 한반도를 비켜갔다.
뒤이어 상륙한 마이삭과 하이선은 많은 비와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해 한반도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 마이삭은 지난 3일 오전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해 영남과 동해안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고, 마이삭이 채 소멸하기 전인 지난 1일 괌 북쪽 약 780㎞ 부근 해상에서 하이선이 발생해 강한 비바람을 뿌리는 등 전국 곳곳이 영향권에 들었다. 특히 영남지역에 큰 피해를 준 하이선은 전날 오후 9시쯤 북한 함흥 부근 육상에서 소멸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하이선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전날 오후 7시30분 기준 실종 2명, 부상 5명으로 집계됐고 이재민은 78명 발생했다. 강풍으로 인해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2·3호기 터빈 발전기가 자동 정지되고, 7만5237세대에 전기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기상청 수치 예보 모델을 보면 하이선 뒤를 이을 새로운 태풍이 발생할 징조는 아직 감지되지 않았다. 유럽 기상앱 ‘윈디’에도 제11호 태풍에 관련한 정보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태풍은 다소 시일을 두고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10월 중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제11호 태풍이 발생한다면 명칭은 ‘노을’이 된다. 노을은 북한이 제출한 이름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