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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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이내'로 정해진 수사… 檢, '추미애 아들 의혹' 밝힐 수 있나

특혜 휴가 논란 8개월이나 지나
당시 수사팀 파견… 한 달기한 ‘촉박’
검찰, 수사 상황 일부 공개 방침
직권남용·청탁금지도 가늠 어려워
위계에 의한 공무 방해죄 미지수
휴가 특혜성 등 입증 ‘산넘어 산’
활짝웃는 추미애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특혜 휴가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검찰 수사로 밝혀질 수 있을까. 지난 1월부터 이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동부지검은 여론이 들끓으면서 최근 수사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8개월이나 지난 상황인지라 ‘늑장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고삐 죄는 동부지검… 한 달 안에 수사결과 나오나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동부지검은 최근 수사속도를 올리고 있다. 관련자들을 연일 재소환하고 수사팀 검사를 증원했다. 동부지검은 ‘신속하게 사건을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을 다루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는 전날 당직 병사 및 관리 간부들을 재소환한데 이어 당시 추 장관 아들 휴가 승인권자였던 예비역 중령을 이날 소환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지검은 그러나 소환여부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수사팀 증원도 이뤄졌는데 8월까지 이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검사와 수사관을 한 달간 직무 대리 형태로 파견받았다. 검찰근무규칙에 따르면, 직무 대리는 고검장이 사실상 결정하는데 한 달 이상의 기간일 경우에는 법무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실상 사건 수사가 한 달 이내로 정해진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동부지검은 이날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에서 이뤄진 의결에 따라 이번 사건 관련자 소환 등 수사 내용 중 일부를 필요한 범위 내에서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검도 수사를 독려하고 있다. 최근 접수된 관련 고발 사건들이 동부지검으로 내려갔다. 추 장관 딸과 관련된 의혹 사건 고발도 동부지검에 배당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지검이 책임지고 밝혀내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무언의 뜻’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수사팀으로서는 부담이 상당한 셈이다. 추 장관은 지난 8월 인사를 통해 동부지검장과 수사실무를 담당하는 형사1부장을 모두 교체했다.

◆직권남용·위계 공무집행 방해·김영란법… 입증 쉽지 않은 수사

 

법조계에서는 관련 의혹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범죄 혐의가 성립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의혹의 핵심은 서씨의 휴가가 특혜성이었는지, 이 과정에서 추 장관이 개입했는지 여부다.

 

추 장관 보좌관이 국방부 측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추 장관이 이 연락을 지시했다면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추 장관은 여러 차례 이 부분에 대해 질의를 받았는데 보좌관에게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보좌관이 추 장관 지시 없이 연락을 했다면, 직권남용죄 안의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추 장관이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 해석이다.

 

국민의힘이 1월 고발 당시 주장했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가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위계(僞計)’ 즉, 적극적인 거짓말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명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관심이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누구든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징병검사, 부대 배속, 보직 부여 등 병역 관련 업무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를 청탁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탁이라고 규정될 경우에는 청탁 성립 유무와는 관계 없이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

 

관건은 어디까지를 청탁으로 보느냐다.

 

최근 공개된 국방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서씨 부모 중 한 명이 휴가와 관련해 국방부 민원실에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건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단순 문의라면 청탁으로 보긴 어렵다. 단순 문의를 넘어설 때 처벌 가능성이 있다. 김영란법을 전문으로 다루는 김진욱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의 문의였다면 무방한데 이를 넘어서는 것이라면 민원이라고 말해도 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이도형·박지원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