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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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 음주 벤츠 가해자는 119보다 변호사를 먼저…” 피해자 딸의 청원에 ‘공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9월9일01시경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 글 화제
본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사신 적 없는 아버지를 위해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

 

치킨 배달에 나섰다가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50대 가장의 딸이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해당 글이 화제가 되면서 하루 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선인 20만 동의를 돌파했다.

 

청원인은 지난 10일 ‘을왕리 음주 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전날 새벽 술을 마시고 도로 위를 역주행하던 외제 차 차량에 치여 숨진 A(54)씨의 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청원인은 “인터넷에서 목격담을 확인하니 중앙선에 아버지가 쓰러져 있는데 가해자는 술에 취한 상태로 119보다 먼저 변호사를 찾았다고 한다”고 적어 공분을 일으켰다.

 

그는 “7남매 중에 막내인 아버지가 죽었고, 제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 났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청원인은 이어 “(아버지는) 그날따라 저녁부터 주문이 많아서 저녁도 못 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가셨다. 배달을 간 지 오래됐는데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러 어머니가 가게 문을 닫고 나섰다”면서 “그 순간 119가 지나갔고, 가게 2㎞ 근방에서 오토바이가 덩그러니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사신 적 없는 아버지를 위해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인천 중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B(33)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9일 0시55분쯤 인천 중구 을왕동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 차량을 몰다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 차선에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몰던 A씨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갈무리. 인터넷 커뮤니티

 

한편, 음식점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치킨이 안 온다며 불평하는 고객의 글(리뷰)에 A씨의 딸인 청원인이 단 것으로 추정되는 답변이 갈무리(캡처)돼 확산하고 있다.

 

배달앱 리뷰 게시판에 “배달 시간은 한참 지나고 연락은 받지도 오지도 않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라는 글이 올라오자, A씨의 딸은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사장님 딸이고요. 손님분 치킨 배달을 (하러) 가다가 저희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하셨습니다. 치킨이 안 와서 속상하셨을 텐데 이해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라고 답글을 남겼다. 해당 리뷰 글은 삭제된 상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