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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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에… 실물경제 비상등 켜졌다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불확실성 확대”
백화점·할인점 등 매출 줄어 실적 악화
카드 승인액 급감… 車 판매·관광도 저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증가한 176명으로 집계된 11일 오후 성동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체온을 재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최근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일부 내수지표의 개선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수출·생산의 부진 완화 흐름이 이어졌으나, 수도권 등의 코로나19 재확산 및 거리두기 강화 영향으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기재부의 진단은 최근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6월 그린북에서는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으나, 7월에는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8월에는 “실물경제의 불확실성 지속”이라고 언급하더니 이달에는 “불확실성 확대”로 바꿨다.

대외 경제상황에 대해 기재부는 “주요국 실물지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등으로 개선속도는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내수 관련 지표는 개선세가 다소 주춤하거나 악화하는 모습이다. 8월 카드 국내승인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증가했지만 전월(4.8%)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백화점 매출액은 7.7% 줄어 전월(-2.9%)보다 실적이 악화했고, 할인점 매출액도 2.7% 감소해 4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신 온라인 매출액은 35.5% 늘어 전월(22.2%)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0.7% 늘었지만 전월(11.7%)보다 증가폭이 작아졌고, 개별소비세 인하폭 축소 마지막 달인 6월(44.9%)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급격히 줄었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97.1% 감소하며 6개월째 90%대 후반 감소율을 이어갔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2로 전월(84.2)보다 개선됐으나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향후 생활 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 '힘듭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날 비상경제회의에서 공개한 속보 지표에서도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의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카드승인액은 8월 셋째주 0.8%였으나 넷째주 -3.3%를 기록하며 감소로 돌아선 뒤 9월 첫째주에도 -2.2%로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음식점 카드승인액은 이 기간 각각 -13.9%, -27.2%, -28.4%로 3주 연속 급감했다. 지하철 이용객도 같은 기간 -38.2%, -40.8%, -41.8% 감소했고, 영화 관람객도 -68.4%, -74.7%, -72.6% 줄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주요 속보 지표 동향을 보면 코로나19 재확산이 내수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며 “다만 직접적인 외부활동 제한에 따른 영향이 나타난 것이어서 상황이 풀리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애초 여러 지표가 회복세를 보여 지난달까지는 3분기 반전을 예상했는데,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이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나타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철저한 방역 대응에 만전을 기하면서 기존 정책과 함께 4차 추가경정예산 등 ‘긴급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피해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경기보강 노력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