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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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재산 1위’ 이상직 “딸 생활비 4억 아니라 4000만원. 32평 아파트가 재산의 전부”

‘도산 위기, 대량정리해고’ 이스타항공 창업주… 11일 입장문 발표 / “재산내역 총 212억6700만원 중 168억5000만원은 비상장 주식 평가 금액” / “제 딸 생활비는 연 4000만원인데 언론이 ‘0’ 하나 더 붙여” / 민주당 내부서도 비판 목소리 나와

 

최근 대량정리해고 사태를 빚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21대 국회의원에 취임하면서 한 공직자재산신고 내역과 관련해 최소한의 사실확인조차 거치지 않은 악의적 오보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에서 제 딸이 신고한 1년간 생활비 지출내역은 4000만원”이라면서 “유수 여러 언론이 이 숫자에 ‘0’ 하나를 덧붙여 놓아 연간 4억원을 생활비로 펑펑 쓰면서도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는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갔다”고 하소연했다.

 

이 의원은 “이번에 신고된 재산내역 총 212억6700만원 중 168억5000만원은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상태인 이스타항공 주식의 평가가치 금액”이라며 “이 주식은 이미 지난 6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이스타항공 정상화를 위해 내 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한 ‘자녀 보유 이스타홀딩스 주식 가치가 3000만원에서 168억여원으로 1년 새 급증했다’는 지적 관련해서도 “비상장주식의 가치 산정 근거가 되는 공직자윤리법 규정이 금년 6월4일부터 ‘액면가’ 기준에서 ‘평가액’ 기준으로 변경돼 이를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나머지 재산은 회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던 20여년 전 내 집 장만 차원에서 마련해서 지금까지 거주해온 32평 아파트가 사실상 전부”라고 했다. 또 “이마저도 부과된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기 위해 담보로 제공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스타항공 노조가 지난 9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은 605명의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진짜 오너’인 이상직 의원과 정부여당이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외쳤다. 연합뉴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21대 신규등록 국회의원 175명의 재산 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 의원은 재산 212억6700만원을 신고해 민주당 의원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은 “창업자로서 어려움에 빠진 이스타항공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라면서 “다만 국민 눈높이에서는 현직 국회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조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라고 현재의 심경을 밝혔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산 위기에 몰렸고, 제주항공의 인수까지 무산되면서 지난 7일 직원 600여명을 정리해고했다. 여기에 250억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과 고용보험료 5억원 체납 등 문제까지 겹쳤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 역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문하며, “특히 우리 당 국회의원(이상직)이 이스타 창업주였던 만큼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이 사태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