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약 두 달 남은 미국 대선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5%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 7∼10일 성인 11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51%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6%)을 앞질렀다. 이는 지난달 조사 결과(7%포인트 차이)보다는 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9개 현안 중 8개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특히 국민 통합, 인종 차별 현안에서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바이든 후보가 각각 54%, 53%를 얻어 이 두 부문에서 41%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보다 우위를 보였다.
인종, 성별, 세대 등 양측 지지층은 선명하게 갈렸다. 바이든 후보의 지지층은 여성, 교외 거주자, 고령층, 밀레니얼 세대, 중남미계, 흑인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남성, 시골 거주자, 천주교 내 백인, X세대, 참전용사 등에서 앞섰다.
응답자들이 꼽은 미국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는 실업률(87%), 코로나19(83%), 범죄 및 폭력(64%) 등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통제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는 답이 40%로 가장 많았다. ‘완전히 통제됐다’는 답은 11%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게 우위를 점한 현안은 경제(51%)로, 바이든 후보(46%)보다 5%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과거 대선 때마다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분류됐던 ‘경제 문제’는 다소 힘을 잃은 것으로 평가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경제 상황에 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실제 실적에 따라 이뤄지기보다는 지지 정당에 따라 갈린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코로나19나 리더십 스타일, 인종 등 다른 사안들이 유권자의 선택에 중대 요소로 작용하면서 유권자들이 경제에 뒀던 비중이 작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35%는 코로나19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여겼고, 22%는 핵심 문제가 정부의 리더십에 있다고 평가했다. 실업이나 경제 전반 등 경제 문제는 12%로 3위에 머물렀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4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대선 구호를 통해 지미 카터 민주당 후보를 물리쳤다. 1992년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으로 바람을 일으켜 조지 H W 부시 공화당 후보에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