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샴페인을 나타내는 표현 중에서 유명한 말이 하나 있다. 바로 ‘맛없는 프랑스 와인은 있어도 맛없는 샴페인은 없다’란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맛없는 프랑스 와인이 있다’는 내용은 간단하다. 저가의 프랑스 와인 중에서는 원액을 수입해서 겉모양만 프랑스 와인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또 프랑스 와인은 너무 많은 지역과 와이너리에서 만들다 보니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샴페인만은 특별하다. 샴페인은 프랑스 북부인 샹파뉴아르덴(Champagne-Ardenne)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만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거기에 2차 발효라는 병내 재발효를 통해 탄산을 생성시키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샴페인은 과정이 복잡하고 제약이 많아 쉽게 만들 수 없다. ‘맛없는 샴페인은 없다’는 말이 나온 이유가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샴페인을 발명한 것은 이 지역의 수도사인 돔 페리뇽(Dom Perignon)이라고 알려졌다. 고급 샴페인의 대명사 ‘돔 페리뇽’의 ‘돔 페리뇽’이다. 그는 1668년에서 1715년까지 이 베네딕토회 오비예(Hautvillers) 수도원에서 생활하며 일생을 샴페인 연구에 몰두했다고 한다.
그는 피노 누아(Pinot Noir)라는 적포도에서 화이트 와인과 같은 과즙을 얻는 방법, 산지가 다른 포도를 섞는 브랜딩 방식인 아상블라주(assemblage) 등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발포성 샴페인의 기록은 어디에서 왔을까? 돔 페리뇽이 수도사로 일하기 5년 전, 1663년에는 이미 영국에서 발포성 샴페인을 마시고 있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새뮤얼 버틀러(Samuel Butler)의 풍자시에는 ‘발포성 샹파뉴’라고 언급된 부분이 있다.
원래 샹파뉴아르덴은 피노 누아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이 주력 와인이었다. 다만, 샹파뉴아르덴은 북위 50도에 이르는 추운 지방이어서, 레드 와인을 만들기에는 기후가 좋지 않았다.
이에 샹파뉴아르덴의 와인 제조자들은 적포도로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방식으로, 적포도를 살짝 짜서 핑크빛의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의 이름은 뱅 그리(Vin gris).
이것을 오크통에 넣어 영국으로 수출했다. 당시 와인 속에는 효모가 있었는데, 샹파뉴아르덴이 추운 지역인 만큼 동면을 하고 있었다. 이것을 유리병에 나눠 넣었고, 봄을 맞이하면서 효모가 활동해 발효가 진행된 것이다. 효모의 발효는 탄산가스를 만들고, 이는 와인 속에 용해됐다. 이로 인해 우리가 아는 발포성 와인, 바로 샴페인이 만들어진다. 즉 현대 샴페인의 체계는 프랑스가 만들었지만, 그 계기는 영국에서 시작했고 영국이 널리 알렸다.
흥미로운 것은 샴페인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샹파뉴아르덴 외에 또 있다는 것이다. 바로 스위스 뉴샤텔 주의 ’샹파뉴’(Champagne) 마을. 이곳 역시 1974년 세계 무역기구로부터 예전부터 와인이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프랑스 샹파뉴아르덴을 제외하고 ‘샹파뉴’(Champagne)는 라벨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프랑스 샴페인이 프랑스에서 만들어졌지만 영국이 알렸고, 스위스에서도 비슷한 이름의 와인을 생산한다는 것, 결국 문화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술이 알려주고 있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교수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객원교수. SBS팟캐스트 ‘말술남녀’, KBS 1라디오 ‘김성완의 시사夜’의 ‘불금의 교양학’에 출연 중.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