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 사건’의 핵심 증언자로 나섰다가 후원금 사기 의혹에 휩싸인 윤지오씨가 17일 “집 주소 아시지 않느냐”며 ‘소재 파악 중’이라는 법무부의 입장과 대치되는 주장을 했다.
윤씨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재 파악이 안 된다고? 집주소 알고 계시고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글을 남겼다. 그는 “얼마 전 보안 문제가 생겨 캐나다 경찰들이 직접 와 안전을 체크한 적도 있다”며 “적색수배에 애초 해당하지도 않는데, 한국에서 적색수배 신청만 하고서는 여권을 무효화한 소식조차 경찰이 아닌 언론을 보고 알았다. 저는 캐나다에서 이러한 일들을 역으로 다 보고하고 되레 보호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윤씨는 ‘여권 무효화’와 ‘적색수배’에 불만을 드러내며 “범죄자가 아닌 개인을 상대로 이런 진행을 한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고 이렇게 어뷰징이 지나칠수록 저는 캐나다에서 더욱 철저한 보호를 받는다”며 “거꾸로 생각하면 저를 어떻게 해서든 한국으로 못 가게 막는 행위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증언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빛’을 통해 후원금 1억4000만원을 모금했다가 439명으로부터 후원금 반환 소송을 당했
다. 또 책 ‘열세 번째 증언’의 출판 작업을 돕던 김수민 작가로부터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당했다.
앞서 윤씨는 지난 8일 캐나다 토론토 CN타워를 배경으로 10초가량 찍은 생일파티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토론토 CN타워를 토대로 윤씨가 머문 장소를 특정할 수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소재 불분명’을 이유로 지명수배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답변자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윤씨의 해외 출국을 사유로 지난 5월11일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무부는 “윤씨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여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지명수배했다”며 “인터폴 수배와 형사사법 공조시스템을 활용해 신병 확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비판의 화살은 윤씨를 지원사격했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하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윤씨가 증인을 자처했을 때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 모임’을 결성했다”며 “모임을 주도한 안민석 의원은 윤씨 같은 성범죄 사건 비리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규정하겠다며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고, 경찰은 신고인의 신변 보호를 위해 24시간 전담 경호팀을 구성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숙박료 명목으로 호텔에 지급된 돈만 927만원이지만, 윤씨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또 조 의원은 같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미복귀 의혹을 증언한 당직사병을 ‘단독범’으로 지칭한 황희 의원을 거론하며 “현직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익을 위해 용기를 발휘한 것인가 아니면 돌팔매질을 당할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