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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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환 “태풍 지나가고 식사한 게 해임사유?…허위 보고 안 했다”

사퇴 압박을 받은 구본환(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17일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태풍 대처시 허위보고를 했다는 감사결과를 추가로 공개하자 해명자료를 통해 “당시 국회에 제출한 행적사유서에 명시돼 있듯이 위기대응매뉴얼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태풍 대비문제와 인사문제 등 2건의 감사결과를 토대로 자신의 해임 건의안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요청한 것을 확인하고 전날 공사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임 사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자 국토부가 이날 허위보고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2일 세종시 국토부 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태풍 대응과 관련해 이석을 허용받았는데도 곧바로 퇴근해 사적 모임을 가졌으며 허위보고를 했다는 감사내용에 대해 당시 관련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국회에 제출했던 사유서도 함께 제시했다. 

 

구 사장은 “당시 오후 3시쯤 세종시를 출발해 이동하던 중 인천공항은 이미 태풍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었고 단 1건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아 풍수해 대응매뉴얼에 따라 비상근무(태풍 등 기상특보발표시 소집)를 하지 않고 오후 6시쯤 대기체제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매뉴얼상 대기체제는 영종도거주자는 1시간 이내, 비영종도 거주자는 2시간 이내 응소가능지역에 대기(자택, 식당, 야외 등 무관)하면 된다.

 

구 사장은 이 규정에 따라 귀가해 지인과 자택 인근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중간에 비서실장의 연락을 받고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인천공항 배수지 등을 점검하며 혹시라도 모를 태풍 피해에 대비했다. 

 

구 사장은 또 국토부 감사에서 당시 지인과의 저녁식사 자리를 ‘사적 모임’이라 표현한 것은 동창회·향우회·친목회 등을 일컫는 너무 포괄적이고 애매한데다 오해 우려마저 있어 ‘저녁식사’라고 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에 제출한 사유서에 ‘저녁식사’를 기재하지 않은 것은 국토위에서 당시 영종도 현장 방문을 중심으로 행적을 소명토록 요구해 저녁식사, 운동, 커피숍 방문 등 일상생활에 관련된 내용은 제외했기 때문이며 이는 허위보고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위에서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한 것이었으며 사유서 자체는 당시 문제제기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