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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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내 주한미군 철수 논의 없어”

스틸웰 동아태차관보, 청문회 답변
“중국은 책임감 없는 무법의 불량배”
한국에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압박

데이비드 스틸웰(사진)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17일(현지시간) 국무부 내에서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한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민주당 크리스 쿤스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철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해줄 수 있느냐’고 묻자 “국무부에서 그런 논의는 없다”고 답했다. 또 이런 조치가 동맹 및 미 의회와의 협의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물론 이런 사안들은 협력을 필요로 하며 우리는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의 답변은 국무부에 한정된 것이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관장하는 국무부 차원에서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한 논의가 없다고 확인한 것이다. 그동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연계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동과 아프가니스탄 지역 주둔 미군 감축을 추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 결정을 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도 같은 조처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스틸웰 차관보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중국의 공격적 조처를 비난하면서도 “미국은 대부분의 나라가 그런 것처럼 중국과 중요한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과 인도의 국경 충돌, 홍콩 인권법 제정 등을 거론하고 “이런 행동은 중국이 책임감 있는 글로벌 행위자가 아니라 ‘무법의 불량배’(lawless bully)라는 걸 보여준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서울 용산구 주한미군기지의 모습. 뉴스1

스틸웰 차관보는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있어 국제적 동맹 및 파트너십의 견고함과 강력함이 매우 중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그렇다”며 일본과 인도, 호주, 대만, 한국 등에서 ‘인도·태평양’과 비슷한 개념이 제시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4각 협력체인 ‘쿼드’(Quad)에 속하는 일본과 인도, 호주에 이어 한국까지 거론한 것은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의 동참을 촉구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