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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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임금협상 타결 대기업, 인상률 평균 1.9%

86개사 노조 요구 인상률은 평균 4.4%
“임단협 지난해보다 원만” 15% 불과

국내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 경영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1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주요 대기업 단체교섭 현황 및 노동현안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임단협 교섭 과정이 ‘지난해보다 원만하다’는 응답은 15.0%에 불과했다. ‘지난해와 유사하다’는 응답은 47.5%, ‘지난해보다 어렵다’는 응답은 37.5%로 조사됐다.

올해 최종 타결된 임금인상률은 노조가 요구한 임금인상률과는 2.5%포인트 차이가 있었다. 임금협상을 진행 중 또는 완료한 86개사에서 노조가 요구한 임금인상률은 평균 4.4%였으며, 임금협상을 완료한 46개사에서 최종 타결된 임금인상률은 평균 1.9%로 나타났다.

올해 경영실적에 대해 ‘지난해보다 악화’로 전망한 응답은 54.1%로 ‘지난해보다 개선’으로 전망한 응답 21.7%의 2.5배에 달했다. 한경연은 “올해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조측의 임금인상 요구안과 최종 타결 수준이 전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단체협약에는 인사·경영권 관련 내용들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주요 협약사항(중복응답)은 △조합원의 인사이동, 징계, 정리해고 등 인사조치와 관련한 노조 합의 요구(15.0%) △인사·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12.5%) △노조운영비 지원 요구(10.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기업들은 미증유의 어려움을 겪고 청년실업은 악화일로에 있는데 국회와 정부는 1년 미만 근로자 퇴직금 보장, 해고자·실업자 노조가입 허용 등 기업부담을 늘리고 고용경직성을 더욱 강화하는 법안만 발의하고 있다”며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는 것이 실업대란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유일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