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양대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 21일 각각 온라인 총회를 열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이단성 여부를 결론지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불발됐다.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은 매년 대규모로 진행해왔던 총회를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활용해 진행했다. 그러나 통상 며칠간 진행했던 행사를 4~5시간 동안의 반나절 일정으로 축소하면서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예장합동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경기 용인 새에덴교회를 본부로 전국 35개 교회에서 온라인 화상회의로 제105회 총회를 열었고 예장통합은 오후 1시부터 도림교회와 전국 37개 회집장소에서 온라인으로 연결해 제105회 총회를 개최했다.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은 각 회기 총회장과 부회장 선출을 비롯해 각 교단에 관계된 임원, 운영진 선출을 우선 처리했다.
예장합동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투표했는데, 투표 문자메시지가 마감 시간이 끝날 때까지 전송되지 않아 유권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기표소 투표를 진행한 예장통합도 전국 37개 회집 장소별로 투표를 진행한 뒤 개표결과를 취합하다보니 발표가 지연됐다.
또 온라인 총회 특성상 연결이 끊기거나 오디오 시스템의 미비 등으로 의사진행발언 신청과 발언에 있어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안건 진행 중에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예장통합은 기존 계획했던 총회 시간을 1시간45분이 지난 오후 6시45분께가 되어서야 마무리 지었다. 예장합동도 당초 총회 종료 시간이었던 오후 7시를 넘겼다.
특히 각 총회가 논의키로 한 안건들을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고 서면보고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장통합의 경우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철회해야 한다는 헌의안이 제출돼 주요 안건으로 주목된 바 있으나 원활한 논의를 거치지 못한 채 서면보고를 통한 추후 처리로 결론지어졌다.
전광훈 목사 건도 마찬가지였다.
예장합동 총회에는 전광훈 목사를 이단 옹호자로 판단한 내용의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보고가 안건으로 올라왔고, 예장통합은 1년 동안 전광훈 목사의 이단성에 대해 연구하는 내용을 담은 헌의안이 상정됐다.
교계 관계자에 따르면 예장합동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있는 이단 옹호자'로 규정하며 교단 내 교회들이 교류하지 못하도록 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 내용이 총회에서 논의를 거쳐야 확정이 되는 것인데 총회 내 논의가 사실상 불가해지면서 추후 임원회에서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목사는 극우성향으로 정치적 색채를 띠며 활동, 8·15 광복절 광화문집회에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초래하는 등 문제로 논란이 인 바 있다. 또 지난해 청와대 앞 집회에서는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라는 발언으로 신성 모독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일부 언론에서는 예장합동이 전광훈 목사를 이단 옹호자로 결론지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총회장인 소강석 목사는 총회 중 "아직 전광훈 목사 이단에 대해 논의한 것이 전혀 없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