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를 누비는 ‘태극전사’들의 모습을 본 지가 벌써 오래전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축구대표팀 소집이 힘들어진 탓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끝으로,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 23세 이하(U-23) 올림픽 대표팀은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이후 단 한 번도 공식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이들이 마침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다. 대한축구협회는 남자 국가대표팀과 남자 23세 이하(U-23) 올림픽 대표팀의 친선경기를 다음 달 9일과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경기는 코로나19 여파로 9월 A매치 기간 두 팀이 상대할 해외팀을 찾기 불가능해지자 대안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이 9월 A매치 일정을 2022년 1월로 변경해 선수들의 차출이 어려워졌고, 8월 중순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산 상황도 심상치 않자 잠정 연기됐다. 결국, 한 달여가 미뤄진 끝에 마침내 어렵게 맞대결이 성사됐다. 해외파 선수들은 자가격리 등의 어려움으로 소집이 힘들어 국내 리그 소속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10개월여 가까이 멈췄던 한국 국가대표 축구의 시계가 마침내 돌아가게 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 국민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평가전을 좀 더 의미 있는 형식으로 치르기로 했다. 기부금 1억원을 걸고 승부를 펼치는 것.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는 두 경기의 합산 점수에서 앞선 팀이 자신들의 이름으로 상금을 기부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지 않는 한 일단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선수단과 운영 인력을 비롯한 사전 지정된 인원으로 경기장 입장 인력을 최소화하고, 모든 입장 인원도 QR 코드 확인과 발열 체크를 하는 등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킨다는 계획이다.
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