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미국에 소장돼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고미술품 두 점이 경매를 통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단원 김홍도의 ‘공원춘효도’(사진)와 궁중화인 ‘요지연도’다.
서울옥션은 23일 전날 열린 제157회 경매에서 ‘공원춘효도’가 4억9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70년 가까이 미국에 가 있던 작품의 귀착지가 작가의 고향인 경기도 안산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김홍도의 예술 세계를 기리는 단원미술관을 운영 중인 안산시는 지난 4월에도 ‘여동빈도’를 낙찰받는 등 그의 작품을 꾸준히 수집했다. 1999년부터 단원미술제도 개최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작품을 미국에서 김홍도의 도시인 안산으로 가져오게 된 것이 의미 있다. 단원미술관 등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공원춘효도’는 과거 시험이 열리는 날 풍경을 담은 그림으로 이런 소재의 단원 그림은 이 작품이 유일하다. 한국전쟁 당시인 1952년 미군이 구매해 갔고, 2005년부터 미국 현지 골동품상이 소장했다.
50여년 전부터 미국에 소장된 ‘요지연도’는 이날 열린 마이아트옥션 제37회 경매에서 20억원에 국내기관에 낙찰됐다. 외국인이나 개인 소장자가 아닌 국내 기관이 사들임으로써 일반 대중도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요지연도’는 중국 고대 전설 속 곤륜산에 사는 여신들의 어머니 서왕모가 여는 연회를 묘사한 조선 궁중회화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