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에서 정신질환을 앓던 50대 엄마와 경계성 지적장애 20대 딸이 원룸에서 같이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마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1시 30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엄마(52)와 딸(22)이 숨진 채 발견돼 수사 중이다.
부패 정도로 볼때 이들은 발견된 날로부터 10여 일이 지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서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엄마가 돌연사 한 후 딸이 굶어죽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조사결과 모녀는 엄마의 일용직 노동 수입으로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딸은 이웃 중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집 안에서만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딸은 과거 장애등급 5∼6급으로 분류 가능한 경미한 지적장애(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었으며 엄마도 2011년부터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모녀는 엄마의 학대로 7년 동안 떨어져 지내다 딸이 성인이 된 후 다시 함께 살았으며 딸은 13살인 2011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사회복지시설에서 보호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복지시설은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하는 등 딸이 퇴소 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추진했으나 엄마가 딸을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시설 관계자는 “딸을 조금 더 보호하려고 했으나 엄마가 퇴소를 진행, 친권이 있는 엄마가 퇴소를 요구하면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가 없다”며 “시설에서 조금 더 보호 했으면 이렇게 비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창원=강민한 기자 kmh010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