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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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난 3년간 음주운전으로 파면된 경찰관 0명… ‘경위’가 최다 징계

 

경찰 초급간부인 ‘경위’ 계급의 음주운전이 전체 경찰관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징계를 받은 경찰관 중 파면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2016년∼2020년 8월)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 및 징계 내역’ 자료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 358명 중 경위 계급이 161명(45%)으로 가장 많았다. 경위는 형사소송법상 사법경찰관 신분으로 분류되며, 간부에 해당한다. 지난해 기준 경위는 전체 경찰관의 41% 수준이다. 경위 다음으로는 경사(66명·18.4%), 순경(54명·15%), 경장(50명·14%), 경감(19명·5.3%), 경정(7명·2%), 총경(1명·0.3%) 등 순으로 음주운전 징계자가 많았다.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 358명 중 파면된 경찰관은 총 6명에 그쳤다. 2016년 4명, 2017년 2명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았고,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음주운전으로 파면된 사례는 없었다. 파면은 비위 행위를 한 공무원을 강제로 퇴직시키는 중징계 처분 중의 하나로, 파면된 공무원은 5년 동안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고 퇴직급여액이 감액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지난 5년간 음주운전 경찰관들에게 가장 많이 내려진 징계수위는 ‘정직’으로 약 61.7%(221명)를 차지했다. 정직은 경찰관의 직무수행을 일정 기간 정지시키는 징계로, 경찰공무원 신분은 보장된다. 이어 강등(21%), 해임(14.8%), 파면(1.7%), 감봉(0.8%) 등의 징계처분 순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징계를 받은 64명의 경찰관 중 78%(50명)에게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경찰관도 141명에 달했다. 지방청별로 보면 서울경찰청 소속이 2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남부경찰청(21명), 경북경찰청(13명), 전남경찰청(12명), 인천경찰청(10명) 등의 순이었다.

최근 5년간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총 2605명이었다. 징계 사유로는 규율위반(1087명)이 가장 많았으며, 품위손상(1034명), 직무태만(356명), 금품수수(128명) 등의 순이었다.

 

 

김영배 의원은 “경찰 공직자의 도덕성과 기강을 바로잡고, 경각심을 갖도록 내부 혁신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16년∼2020년 7월)간 강간·강제추행·성매매 등 성비위 혐의로 입건된 경찰관은 모두 84명이었으며, 성범죄를 다루는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관도 9명이 포함됐다. 같은 기간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입건된 경찰관은 모두 60명으로, 그중 절반이 넘는 수(38명)가 경위 계급이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