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남편 미국行에 거듭 고개 숙인 강경화 “남편도 굉장히 당황”

입력 : 2020-10-05 18:00:00
수정 : 2020-10-06 09:27:47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저도 설명하려 했지만… 결국 본인이 결정해 떠났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배우자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행에 대해 “거듭 송구스럽다”며 재차 머리를 숙였다. 강 장관은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최근 서거한 사바 알 아흐메드 알 자베르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에 대한 조의를 표하기 위해 주한 쿠웨이트 대사관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남편과 추가로 대화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 “계속 연락은 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 교수의 귀국 일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이 교수는 자신의 미국행에 논란이 일자 개인 블로그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교수는 해당 블로그에 ‘미국에서 요트를 구입해 카리브해까지 항해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이어 “유럽에 있는 뉴욕 알루미늄 보트 ‘캔터51’ 선주의 답이 왔다. 10월 3일에 보자고 한다”며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항해 준비를 할 계획을 적었다. 캔터51은 캔터라는 회사에서 만든 51피트(약 15m) 길이의 세일링 요트다.

 

지난 3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 이 교수는 ‘정부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는 KBS 취재진의 지적에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잖아요. 그러면 맨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공직에 있는 사람 가족인데 부담이 안 되냐’고 묻는 말에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양보해야 하나. 모든 걸 다른 사람을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답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 임명장 수여식에서 배우자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운데)가 문재인 대통령이 축하의 뜻으로 건네는 꽃다발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강 장관은 전날(4일) 오후 외교부 실·국장급 간부들과 회의 자리에서 “국민들께서 해외 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후 청사를 나가면서도 기자들을 향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당시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앞서 배우자의 여행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으며 설득도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을 하려고 했습니다만 결국 본인도 결정해서 떠난 거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 장관이 거듭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위해 정부가 국민들의 추석 귀경까지 제한 권고했던 터라 강 장관 배우자의 취미생활을 위한 해외 여행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