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7일 북한 ‘엘리트 외교관’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국내로 입국해 정착했다는 보도에 대해 “외교부가 공개적으로 확인해 드릴 사안이 아니다”라며 “기사가 나왔다는 게 놀랍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지난해 7월부터 조성길 전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한국에서 생활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냐”고 물은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조 전 대사대리의 국내 송환 과정에서 외교부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외교부가 할 역할을 충분히 했지만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했다.
강 장관은 이어 “저도 기사를 보고 좀 놀랐지만 경위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기사가 나왔다는 게 놀랍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당사자도 원하지 않았던 기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의도를 묻는 질문에도 “정부가 의도를 갖고 했다는 것도 넘겨 짚는 것 같고, 경위에 대해서는 아는 바도 없고 드릴 말씀도 없다”고 거듭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성길 전 대사는 작년 7월 한국에 입국해서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고 밝혔다.
조 전 대사대리는 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북한에서 대사를 지내는 등 엘리트 외교관 집안 출신이다. 본인도 엘리트 외교관을 배출한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했다.
그는 2018년 11월 돌연 사라졌는데 그간 조 전 대사대리의 정확한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서방국가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만 파악됐다.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 소식이 알려진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해외 체류 외교관들을 본국으로 불러들여 사상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사급 인사가 탈북한 것은 1997년 장승길 주이집트 북한 대사가 미국으로 망명한 후 21년 만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