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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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서울시장 후보 질문에 "현역보다는 새로운 인물이 나오는 게 적합"

"미스터트롯? 형태를 빌리는 것…선출권은 시민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김무성 전 의원이 주최한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일명 마포포럼)에 참석해 보수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에 대한 청사진을 언급했다.

 

이날 포럼에는 전현직 의원들이 참석했다. 마포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은 강석호 전 의원은 인사말에서 "국정 현안을 이슈로 토론하며 마지막 목표는 차기 보수정권의 재창출에 목숨을 걸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이크를 잡은 김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정부의 업적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판단이 모호해, 우리 당 내외의 분들이 다시 집권 능력을 갖출지 굉장히 회의적인 시각이 있음을 잘 안다"며 "일반 국민은 생명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라 믿을 게 정부밖에 없어서 정부의 지지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그런 측면에 안도하고 야당은 초조한 모습을 보인다"며 "제가 보기에 이번 사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진행되는 변화와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국민들이 다시 국민의힘을 믿을 시점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오후 3시부터 2시간30분 가량 진행됐다. 포럼 진행 중 안에서 '김종인 파이팅', '국민의힘 파이팅' 등의 격려나 박수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포럼을 마치고 나와 기자들과 만나 내년 있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대해 "아직은 시장 후보가 누가 될지 모르지 않나"라면서도 "현역 의원이 나가면 국회의원 선거를 새로 해야 하니, 새로운 인물이 나오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다음 주 월요일에 (내년 보궐선거 대비) 경선 준비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선에 '미스터트롯' 방식이 도입되는 것에 대해 "형태를 빌리는 것이지 꼭 '미스터트롯' 방식으로 할 수는 없다"며 "그 방식으로 하면 심판이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을 뽑으면 된다. 하지만 그런 심판자를 (정치에서) 구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 "서울시장 후보가 되려면 각 구별로 쫓아다니면서 출마할 사람들이 그에 대해 토론하고, 선출 과정에서 시민들이 선출권을 갖고 선출하게 하면 거기서 당선되는 것이 후보가 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김무성 전 의원이 부산시장에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뭐 하나. 본인한테 물어야 한다"면서" 내가 보기엔 김 전 의원이 부산시장 나가려고 하겠나. 그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런 욕심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질문에는 "나한테 자꾸 우리 당 소속되어있지 않은 사람에 대해 묻지 말라"고 잘랐다.

 

그는 이날 차기 대권주자 등에 대해 "앞으로 당 내에서 대권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차례차례 나타날 것이다. (마포 포럼) 모임에서 원희룡이나 유승민, 오세훈 등이 대권에 대한 포부를 밝혀서 자연스럽게 대권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내주에는 원희룡 씨가 이야기한다고 하니, 그때 대권후보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무엇을 갖고 대권후보가 되겠다는 발표를 할 게 아니냐, 그럼 대권후보가 되는 것"이라며 "지금의 지지율은 별 의미가 없다. 과거 선거 경험에 비춰봐도 초기에 지지율 높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무성 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포럼에서) 현역이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에 나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대의견을 얘기했다"며 "우리 당 의석이 103석이다. 여러 의원이 기소당했다. 그런 위험한 시도는 안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다음 대선에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며 "비상 상황에서 우리 당의 모든 울타리를 다 없애고 반문연대 누구든 (선거에) 참여해서 모든 것이 오픈된 상황에서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가 선출된다면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은) 오늘 또 본인이 (선거에)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며 "포럼 회원들은 다 마음을 비웠다. 대선 승리를 위해 2선에서 성공적으로 끌 역할을 하려면 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본인도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전했다.

 

그는 "친박 핵심 6명이 모여 박근혜 전 대통령에 하야를 권유했다. 탄핵을 주도할 때 나는 결심했다"며 "우리 손으로 탄핵시키는데 내가 개인의 대선 욕심은 포기하겠다고 같이 결심했다. 그 이후 마음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김 위원장과 다른 당 소속으로 대립했던 것에 대해선 "개인적 악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난 20대 총선 공천 파동 때 총선에서 패배하고 모든 일이 시작됐다. 우리에게 책임이 있지 김 위원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전했다.

 

다음주에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방문도 예정돼 있다. 이후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홍준표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과도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