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소속 A선수의 초등학교 시절 학교폭력 논란과 관련해 사실 입증이 어려워 판단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한화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단은 최근 A의 학폭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당사자 간 기억이 명확하게 다르고, 근거가 될 수 있는 학교폭력위원회 개최 기록이 해당 학교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분의 일관적인 입장도 존중한다”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기다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명확한 가해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고, 한 만큼 구단 차원의 징계도 아직 고려 대상은 아니라는 게 한화 측 입장이다.
구단은 “조사 결과와 별도로 스포츠계에 만연해 온 학원 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구단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겠다”며 “폭력 사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하겠다”고만 약속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A선수는 결백을 증명하고 싶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는 게 한화 측 전언이다.
그는 구단에 “법적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사실이 다른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할 경우 단호히 대응하겠다”고도 경고했다고 구단 측은 전했다.
이번 학폭 논란은 지난 19일 한 누리꾼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초등학교 시절 A선수로부터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 누리꾼은 A선수의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면서 “나를 괴롭혔던 수많은 이름 중 지울 수 없는 이름”이라고 지적했다.
또 “(초등학교) 4학년 때 전학 온 뒤 얼마 되지 않아 나를 향한 학교폭력이 시작됐다”며 “6학년 때는 결국 따돌림 문제로 전학을 가게 됐다”고 호소했다.
그는 나아가 “최근 각종 유명인들의 과거 학교폭력 전과가 드러나면서 혹시나 해서 내가 거쳐갔던 학교를 하나씩 찾아봤다”며 “끔찍한 기억을 되짚는 건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지금의 내가 우울증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라며 폭로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신체적인 폭력, 나를 벌레 보듯 하던 시선, 폭언 등 패거리가 모여 단체로 집단폭행을 했던 기억이 있다”며 “교실 곳곳마다 나를 포함한 다른 ‘왕따’들의 이름이 욕과 함께 적혀있던 기억 등이 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계속해서 “당시 가족,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문제 해결은 되지 못했고 괴롭힘은 점점 심해졌다”고 부연했다.
이에 한화는 A선수, 폭로에 나선 누리꾼과 모두 직접 접촉해 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으나 구단의 권한범위 내에서는 더 이상 사실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한화 측은 “학교폭력 이슈는 사회적으로 중차대한 사건이므로 명백한 사실관계에 기초해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루트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본 결과, 당사자들 간 기억이 명확히 다른 점, 무엇보다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는 학폭위 개최기록이 없는 점 등의 사정을 비추어 이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피해 주장이 사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단의 권한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도 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