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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共 최대 비리·정윤회 문건 특종… 세상을 깨웠다 [세계일보, 사회를 바꾼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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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한보 ‘수서 택지분양 특혜’ 보도
노태우정권 여야 의원 잇단 구속 파문
2014년 박근혜 ‘비선 권력’ 실체 첫 고발
檢 압수수색 위협에도 ‘진실 보도’ 관철
2004년 용산 미군기지 기름유출 첫 보도
국내외 환경문제 연속 보도 여론 주도
‘수서택지 특혜분양 비리’ 특종 보도 이후 사회적으로 이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세계일보가 15일로 지령 1만호를 맞았다. 1989년 2월1일 창간한 세계일보는 1991년 ‘수서 택지분양 특혜’에서부터 2004년 ‘기록이 없는 나라’, 2014년 ‘정윤회 문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특종 보도로 사회 변화를 이끌어냈다. 사회 부조리를 파헤치는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용산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를 최초 보도하고,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강조한 연속보도로 환경문제 여론 형성에도 앞장섰다.

6공화국 최대 권력형 비리로 꼽히는 ‘수서 택지분양 특혜사건’은 1991년 2월3일 세계일보 보도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이는 한보그룹이 정치인과 공무원에게 뇌물을 뿌려 무주택 서민에게 분양하기로 되어 있던 서울 강남구 수서지구를 특혜 공급받아 막대한 이익을 남긴 비리 사건이다.

이 보도는 대기업 회장과 여야 국회의원, 청와대 비서관 등이 줄줄이 구속되는 파문을 몰고 왔고,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노 전 대통령은 결국 1995년 한보로부터 150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구속됐다.

수서 비리 보도는 부패한 권력과 타협하지 않는 정론직필의 상징이다. 세계일보는 노태우 정권 실세의 협박 전화와 국세청 세무조사 등 각종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첫 보도 이후 11일간 연속 특종으로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세계일보는 정부의 기록물 관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2004년 5월31일부터 9일간 보도한 ‘기록이 없는 나라’는 한국에 ‘기록 신드롬’을 불러왔다. 정부의 기록물 작성·보관·폐기 과정을 광범위하게 추적해 큰 파문을 일으켰고, 노무현 정부의 정책 개선안에 반영되는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기록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

 

당시 기사를 읽은 노무현 대통령은 직접 반성과 변화를 강조했고, 보도 이후 정부기록보존소(2급 소장)는 국가기록원(1급 원장)으로 승격되고, 감사원은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국가기록물 관리실태 특별감사를 벌였다. 또 2006년 공공기관의 기록물관리법이 개정되는 등 이 보도는 기록에 관한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권력 실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2014년 11월28일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특종 보도로 시작됐다. 세계일보가 일부 공개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은 비선의 국정 개입과 청와대 내부의 비정상적 권력 암투 행태를 공론화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에도 나와 있듯 문건이 언론에 전달된 것을 ‘국기 문란 행위’로 규정한 뒤, 검찰을 동원해 ‘그들만의 진실’을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세계일보를 공격했다. 당시 저널리즘을 바탕으로 진실을 수호하기 위해 용기 있게 보도한 기자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오랫동안 수사를 받아야 했고, 회사는 압수수색과 세무조사의 위협에 시달렸다. 세계일보 기자들은 검찰의 세계일보 본사 압수수색설이 돌자 2014년 12월6일자 1면 머리기사 ‘진실 보도 로그 오프는 없습니다’로 응답하며 동료 기자들의 진실 지키기에 동참했다. 이는 세계일보가 권력의 ‘애완견(lapdog)’이 아닌 ‘감시견(watchdog)’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2014년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최초 고발한 보도 당시 세계일보가 공개한 청와대 문건 내용 일부와 보도 기사.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정윤회씨가 지난 2014년 12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세계일보는 환경문제에도 천착해왔다. 2004년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기름유출 최초 보도를 통해 미군의 공식 시인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등 전국 미군기지 안팎의 환경오염 실태를 집중조명했다.

2005년에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지하철 공기 질 문제를 다룬 ‘지하철 공기 오염 리포트’를 탐사보도했다. 취재팀은 2개월에 걸쳐 서울 시내 지하철 승강장, 전동차 등의 오염도가 시민과 종사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임을 밝혀냈다. 지하철과 고속버스 등 대중운송수단의 실내 공기 질에 대한 환경기준이 마련되고 엄격히 관리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세계일보는 연중기획 ‘녹색별 지구를 살리자’, ‘지구의 미래’, 해외취재 ‘기후재난 현장을 가다’ 보도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현장 취재와 심층 탐사보도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