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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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국산화 위해 표준화 선행돼야” [공공분야 드론 절반이 중국산]

김용우 前 육참총장 인터뷰
“미래 소요, 먼저 軍에서 이끌어 줬으면
관련부처 지원 속 민간기업이 주도해야”

지난해 퇴역한 김용우(사진) 전 육군참모총장은 12일 “드론 분야 국산화를 위한 노력을 공공분야에서 하지 않으면 민간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며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산업통상자원부·국방부·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가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총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현재 우리 드론은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다”며 “모터, 배터리, 플라잉 컨트롤러가 다 중국제다. 소프트웨어도 상당부분 중국 것이고 국산이 별로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전시에 물건을 수급하고 유지 보수해야 하는데 국산화를 못하면 계속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나중에 비상시 중국산 드론의 가격 폭등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래전략대학원에서 초빙교수를 맡고 있는 김 전 총장은 재임 시절 무인기와 로봇을 포함한 일명 드론봇 개념을 제시해 관련 주특기를 신설하는 등 드론을 활용한 전투력 향상에 공을 들였다.

 

김 전 총장은 드론 국산화를 위해 표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량도 소형·중형·대형 규격이 얼추 비슷하지 않나. 거기에 맞춰서 부품들이 있다”며 “민·관·군의 소요가 표준화될 필요가 있다. 차량도 규격화돼 있는데 드론은 아직 그 부분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모터나 배터리 등 기술을 충분히 국산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대기업 진출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보니 기술력을 향상하는 데 과감히 투자를 못하고 있다. 그러면 정부라도 적극적으로 밀어줘야 국제경쟁력을 갖고 국내 드론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장은 “드론 국산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표준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미래 소요를 먼저 군에서 이끌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에서 소요를 제기하면 국가차원에서 제품을 개발한다. 밀리터리 스펙이 고성능을 요구하는데 강풍 등에 견디는 내구성을 충족하는 드론이 만들어지면 거기에 맞춰서 규격과 기술이 자연스럽게 산업계로 간다”며 “군을 통해 이미 확보된 기술이 민간에서 확 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 소요를 통해서 민간 분야 기술 발전과 산업활성화를 하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며 “물론 군에서는 더욱 필요한데 현재 드론 비율은 그에 한참 못 미친다. 외국 것을 사오기도 부담스럽고 국산화를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에 초기 단계 때 붐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붐은 일어났는데 본격적인 붐업을 하려면 빨리 국내 업체들이 국산화, 표준화할 역량을 키워주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민간에서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뛰어들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형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