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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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는 차기 대선주자 오디션장?…발표 준비·논리력·화법 자연 비교

문재인 대통령, 발표 경청하면서 내내 흐뭇한 미소…발표 끝나면 박수 격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는 차기 대선주자들의 '오디션장'을 방불케했다.

 

각 지자체의 한국판 뉴딜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이었지만 차기 대선주자로 언급되는 인물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발표 준비성, 논리력, 화법이 자연스럽게 비교됐다고 뉴스1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발표를 경청하면서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발표가 끝나면 박수로 격려했다.

 

첫 발표자는 최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였다. 원 지사는 "대통령께서 큰 관심을 가져주시는 재생에너지 2030 그린뉴딜을 제주는 적극 지지한다"라며 "왜냐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제주에는 이미 와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원 지사는 여유로운 표정과 차분한 목소리로 제주의 '그린뉴딜 프런티어' 목표를 설명했다.

 

원 지사는 제주가 이미 203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해상풍력 상업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그린뉴딜을 선도하기 위해 Δ2030년 100% 전기·수소차 및 내연차 신규등록 중단 Δ미래혁신인재 10만명 양성 등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원 지사는 "2015년 파리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 제가 참석해 제주 모델을 대한민국 대표 모델로 이미 발표했다"라며 "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 기후변화당사국 총회를 제주에서 유치하고자 한다. 중앙정부에서도 도와달라"고 말했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먼저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문 대통령님께 각별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이 지사는 최근 미국 하원 법사위 반독점분과위원회의 보고서에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이 심각하기에 분할을 고려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아마 (미국)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이 문제가 경제현안 전면으로 다시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디지털 뉴딜은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댐은 만드는 것이다. 디지털 격차를 줄여 포용적 디지털 경제를 만들어내는 것도 우리의 큰 과제'라고 하셨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라며 "일부 기업만 데이터를 독점해 이익을 얻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의 생산 주체인 이용자는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디지털 SOC 구축의 일환인 경기도의 공공배달앱 시범사업을 소개하면서 지역화폐와 연계해 골목경제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지사는 "앞으로 플랫폼 산업의 불공정을 해소해 건강한 시장 경제를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은 아니겠지만 시범적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경기도가 디지털 경제의 핵심 근간인 플랫폼 문제에 독점을 일부나마 완화하고 경쟁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권 대선주자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대통령님께서 한국판 뉴딜의 중심에 지역이 있다고 말씀하셨고, 부총리가 지역균형 뉴딜 전략 발표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면서도 "문제는 현재 생태계를 이대로 가져가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고 짚었다.

 

김 지사는 한해 8만명의 인구가 수도권에 순유입되는 현실에서 수도권의 삶의 질도 어려워진다며 지방정부 역시 중앙정부의 공모사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서로 제 살 깎아먺기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렇게 해서는 지역균형 뉴딜은 어렵다. 이제 지역균형 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라며 "한국판 뉴딜을 기존 중앙정부 주도에서 지역주도로 바꿔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수도권이 광역 대중교통망 혁신을 통해 주거와 일자리를 즐길 수 있는 반면 동남권은 이동이 어려운 불편함으로 인해 한 해에 경남의 20대와 30대가 1만2000명씩 유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권역별 광역대중교통망을 비수도권에도 만들어야 지역균형 뉴딜이 성공할 수 있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동남권은 스마트 제조혁신,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포함해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감자 파는 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오늘은 감자 대신 액화수소를 팔러 나왔다"라며 액화수소 생산·저장·유통·소비가 가능한 강원도 액화수소 규제자유특구를 소개하고, 삼척의 '수소도시 건설' 계획을 설명하며 "기후재난에 맡서는 유일한 수단인 '액화수소'의 기술표준을 만들어 액화수소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전남 블루 이코노미 사업으로 8.2GW 해상풍력발전단지를 통해 그린 선도 국가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오는 11월 전남형 상생일자리 선포직을 존경하는 대통령님을 모시고 꼭 하고 싶다. 참석해 주시면 대단히 큰 의미가 되겠다"며 문 대통령을 초대했다.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은 대덕특구재창조사업을 통해 도시 안에서 인공지능을 결합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각 기관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소개하며 Δ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실험도시 구축 Δ지속가능한 도시솔루션 제공 Δ2022년 세계지방정부연합 성공적 개최 등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유력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당에서는 김태년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이광재 K-뉴딜추진위원회 총괄본부장이 참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