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오르는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집값이 안정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서울에서 경기도로 인구 이동이 일어나면서 2021년 상반기쯤엔 전셋값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집값 하락은 실수요자에 부과되는 보유세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14일 한국감정원과 뉴스1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8% 올라, 6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임대차보호법이 통과되고 나서 일부 지역에서는 두세 달 만에 전셋값이 2억~3억원 가까이 올랐다.
또한, 서울 아파트값은 7주 연속 0.01% 상승하며 횡보하고 있지만 강남·마포 등 인기 지역이나 서울 외곽에서 아파트 거래 가격이 기존 최고가를 넘어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먼저,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을 두고는 집값이 안정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임대차보호법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임재만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이나 고가주택 보유자에 세금을 크게 부과하면서 집값이 다소 안정되고 있다"면서 "시세 차익을 바라고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사람이 줄기 때문에 전셋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보호법이 통과되고 집값이 다소 안정되면서 당연히 전셋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면서도 "언론에서 전셋값이 오른다고 부추기니까 집주인이 가격을 더 올려 시장이 왜곡되는 것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경기도나 인천 등으로 이동하면서 내년 초쯤에는 전셋값도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서울에서 경기도로의 월평균 전입 건수는 2017년 1만8204건, 2018년 1만9458건, 지난해 1만8656건, 올해 2만578건을 기록하며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서울 몇몇 아파트 거래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은 강남 등 인기 지역에서 나타나는 집값 상승 기대감과 전셋값 상승으로 인한 매매 수요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비싼 곳이 더 오르는 경향이 커 강남 등 인기 지역에서는 여전히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고 일부 학군이 좋은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전셋값이 오르면서 차라리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겼다"며 "신고가가 나타날 수 있지만 서울 전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소폭 상승하고 있는 아파트값이 꺾일지를 두고는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임 교수는 "다주택 및 고가주택 보유자를 넘어 실수요자에게도 해당하는 보편적인 보유세 강화가 없이는 집값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집값이 내려가면 주택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집값 하락이 목적인지 현상 유지가 목적인지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매년 6월에 부과되는 종부세를 내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어 내년 초부터는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라며 "주택이 재태크가 되면서 20~30대도 대출을 받으면서도 집을 사고 있는데 현재로써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