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동아시아 평화와 발전 전망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1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전날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제안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 일본, 인도, 호주를 4개국을 기반으로 ‘인도·태평양판 나토’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면서 “이는 시대에 뒤떨어진 냉전식 사고방식을 부추기고 지역간 대립을 조장하며 미국의 주도적 지위와 패권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왕 위원은 또 “이런 전략은 동아시아 상생 협력 정신에 위배되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중심으로 한 지역 협력 체계에 충격을 주며 동아시아 평화와 발전 전망을 해치게 된다”면서 “이 전략 자체가 심각한 잠재적 안보 위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구상을 강행한다면 이는 시대적 역행일 뿐만 아니라 위기의 시작”이라면서 “관련국들은 충분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동아시아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이며 앞으로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경제체”라면서 “지난 수년동안 이 지역이 큰 성과를 거둔 것은 단결 협력이라는 아시아 가치관을 유지하고 세계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다자주의라는 올바른 길을 유지하고 아세안을 중심으로 한 지역 협력의 틀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세기적인 변화와 세계적인 전염병(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직면한 상황에서 동아시아는 어렵게 얻은 평화와 안정 국면을 유지해야 하고 동아시아의 지속적인 발전과 번영을 추진해야 하며 효과가 입증된 가치관과 이념, 협력 형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왕 위원은 “중국은 아세안의 좋은 이웃이자 파트너로 아세안의 발전과 성장, 지역 협력에 있어 아세안의 중심적인 지위를 지지해 왔다”면서 “중국은 친화적이고 포용적인 외교 이념을 지속 이행하고 동아시아 지역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공헌을 하려 한다”고 약속했다.
한편 미중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첨단 무인공격기 MQ-9와 연안방위 미사일 시스템을 대만에 매각할 계획을 의회에 통보했다고 CNBC과 동망(東網) 등이 14일 보도했다.
매체는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군사위협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고자 중국군의 침공과 상륙에 맞설 수 있는 이 같은 무기장비를 대만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이 MQ-9 매각을 의회에 사전통지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사일 관련기술 수출규제(MTRC)’를 재해석해 무인기의 수출제한을 완화한다고 발표한 이래 처음이다.
미국 상하원 외교위원회에는 국무부가 의회에 정식 통보하기 전 무기판매에 관한 비공식 심사를 해서 저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상하원 외교위 당국자는 이번에 대외 무기판매를 관할하는 국무부가 대만에 무기매각 계획을 승인했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