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는 인사들이 내년 4월 재보선을 반년 앞두고 서서히 몸풀기 준비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당 차원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 문제를 조기에 공론화하기로 방향을 잡고 결단의 시기를 저울질하면서 주자들의 물밑 채비에도 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14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시장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박주민 의원 등이 꼽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역시 출마가 거론되지만, 재보선을 건너뛰고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선 의원 출신으로 원내대표를 지낸 박영선 장관은 당이 보선 공천 방침을 확정하면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 장관 본인은 이같은 관측에 손사래를 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그를 후보로 꼽는 언급이 이어진다.
특히 연말 개각설과 맞물려 자연스레 그의 다음 행보와 보선을 연결짓는 전망이 제기된다.
역시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의원도 출마가 유력시되는 후보다.
우 의원은 일단 국감에 집중한다는 입장이지만, 2018년 서울시장 경선 출마 당시의 지지자 그룹이 최근 활동을 재개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친문계의 지지가 두터운 박주민 의원도 유력 주자로 꼽힌다. 박 의원은 "이래저래 말씀을 많이 듣고,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재보선 준비에 속도를 내는 것을 고려, 조만간 공천과 관련한 논의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당대표 정무실장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재보선 공천 여부에 대해 "조만간 늦지 않게 내부에서 공론화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1월 중 결론이 나느냐는 질문에는 "시기 문제는 조심스럽다"며 "정기국회 중이고, 코로나 국난극복 시기인 만큼 봐 가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선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4일 사무총장에서 물러났다. 김 사무총장은 "(서울시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사람이 경선준비위원회에 참여하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어 그만두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사의 표명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그는 전날 출범한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에 당연직으로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김 사무총장이 경선 규칙 등을 검토하는 경선준비위 활동을 하는 게 맞느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경선준비위원회는 원래 (보궐) 선거를 미리 대비해 이모저모 챙겨보는 역할을 하기로 했는데 (경선) 룰로 한정된 역할로 돼버리니 (경선준비위 참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빌미를 없애야 하고 그럼 경선준비위만 그만두는 게 아니라 사무총장까지도 그만두는 게 논리적으로 맞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결심을 빨리 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반응에 대해서는 "위원장께서 해주신 말은 정치적 함의가 있는 말이어서 시간이 지난 다음 자연스럽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잘 허락해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오후 국민통합위원회 제1차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사의표명은 본인이 일신상 이유로 그만둔다 해서 수리했다"며 "본인 스스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겠다는 결심이 선 것 같다. 그런 결심이 섰으면 사무총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없고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서는 "곧 할 것"이라며 "금주 안에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