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 고등학교(특성화고·마이스터고·일반고 직업반)가 위기다. 졸업생 취업률이 꾸준히 떨어져 지난해 30%대를 기록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취업률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당국은 학교 체질 개선, 취업처 발굴 등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추진하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직업계고 졸업생 10만103명 중 33.3% 수준인 3만3295명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 3명 중 1명꼴로 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직업계고 졸업생 취업률은 매년 감소 추세여서 우려가 더 클 수밖에 없다. 2017년 전체 졸업생 10만9051명 중 5만4908명이 직장을 구해 취업률 50.4%를 기록한 이후 2018년 42.8%로 줄어들었고, 지난해 3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취업자 수만 따졌을 때 3년 새 40% 가까이가 줄어든 모습이다.
지역별 직업계고 졸업생 취업률 격차도 크다. 2017∼2019년 졸업생 취업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제주도로 전체 5561명 중 1037명만이 직장을 구해 취업률이 18.6%에 그쳤다. 이어 전북이 30.9%(1만4930명 중 4609명), 충북 35.0%(1만4653명 중 5125명) 순이었다. 이에 반해 경북과 전남은 각각 59.0%(1만7766명 중 1만489명), 57.7%(1만6909명 중 9757명)로 상대적으로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올해 고3 학생들의 취업률은 이전보다 더 떨어져 20%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기업들이 고졸 채용에 소극적인 데다 대면이 제한되면서 취업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은 현장실습도 활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초 정부는 2019년 1월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직업계고 취업률을 2022년까지 6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지만 현시점에서 요원한 일이 됐다.
교육부는 올해 코로나19 상황과 별개로, 매해 이어지는 직업계고 취업률 감소가 ‘학습중심 현장실습’ 안착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학습중심 현장실습은 정부가 직업계고 학생의 현장실습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현장실습 관련 정책을 가리킨다. 기존 현장실습이 사실상 조기 취업한 근로자로 간주하는 ‘근로 중심’이었던 탓에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실습생을 위험한 작업에 투입하는 일이 잇따랐다는 분석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이는 실습생의 안전 확보와 학습권 보장, 직업계고 교육과정 운영 내실화를 골자로 한다.
문제는 현장실습 참여 가능 기업의 조건이 자연스레 엄격해지면서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기업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년의 경우 직업계고 학생 중 현장실습 참여 학생이 42.5% 수준이었으나 2018년 22.5%까지 감소했고, 지난해엔 그나마 소폭 상승한 29.9%를 나타냈다. 교육부 측은 “취업지원 역량이 우수한 교육청·학교는 학습중심 현장실습 도입에 적응하고 있으나 취업지원 역량이 미흡한 교육청과 학교는 제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여전히 우수기업 발굴 등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직업계고 졸업생의 현장실습과 취업처 발굴을 주관하는 중앙취업지원센터를 지난 6월 말 개소했다. 2012년부터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취업지원센터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중앙취업지원센터는 이들 센터를 묶는 전국 단위 협력망을 구축해 고졸 취업에 적합한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고 학생과 기업체를 직접 연결하는 취업지원 역할을 한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중앙취업지원센터 개소 당시 교육부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우수 중소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 체제를 마련한다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기업단체와도 업무협약을 맺고 직업계고 학생을 위한 현장실습 기회를 확대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최근 교육부는 ‘직업계고 졸업생 계속 지원 모델 개발 사업’을 수행할 17개 거점 학교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직업계고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모교를 통해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사업에 선정된 거점 학교는 졸업자를 위한 별도 취업 공간을 조성하고 졸업 후 미취업자들에게 재학생과 같은 수준의 맞춤형 구직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또 졸업생 취업 관리를 위한 전담 인력을 채용하고, 인근 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시도교육청 취업지원센터와 연계한 취업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거점 학교로 선정된 곳은 공업계열 10개교, 상업 5개교, 농업 1개교, 가사·실업 1개교 등이며, 교육부는 이들 학교에 매년 1억원씩 최대 5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