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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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육군훈련소 ‘인터넷편지 중단’ 철회 가닥

훈련병에게 인터넷 편지 대신 단문 응원 메시지만 전달해주기로 정책을 바꾼 논산 육군훈련소가 이를 철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에 따르면 육군훈련소는 다음주 회의를 열고 인터넷 편지 서비스 재개 등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진행중인 단문 응원 메시지를 다음주까지만 운영하고 원래의 인터넷 편지 서비스 재개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훈련소는 지난 12일부터 훈련병에게 보내는 인터넷 편지 쓰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훈련소는 하루 1000건이 넘게 접수되는 연예인 출신 훈련병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개선할 방법을 모색했다. 훈련소는 “코로나19 감염예방 활동 기간 장병의 피로도가 감염예방 활동으로 기간 장병의 피로도가 증가했고, 훈련병 인터넷 편지 출력물 과다로 예하부대에서 애로사항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훈련소는 대외적으로는 “각 부대에서는 1일 평균 2시간 이상을 편지 출력과 개인별 전달에 사용하고 있으며 또한 많은 인쇄용지가 사용되고 있고 훈련병의 안전한 교육훈련과 훈육 등에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비스 중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각계에서 비판을 받았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언론 기고글에서 “복사용지 아깝다며 인터넷 편지쓰기마저 막아버리는 일부터 당장 그만둬야 한다”며 “직업군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무복무군인들을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 의원은 지난 10일 “한창 빛날 나이에 군대에 들어가 국방의 의무로 자신을 희생하는 청년들인데 사소해 보이는 인터넷 편지에서 희망과 보람을 찾는다”며 “육군이 그 고충을 안다면 아니 알지 못했더라도 이런 식의 접근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반응에 육군훈련소 측은 전 의원에게 “단문 메시지로의 전환 서비스를 1∼2개월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를 일주일로 줄이고 향후 운영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비판 여론이 거센만큼 육군훈련소가 인터넷편지 폐지 계획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전 의원은 “육군은 의견수렴을 통해 인터넷 편지를 제한했다고 하나, 그 과정에 훈련병들과 부모님, 국민들의 목소리는 없었다”며 “행정편의적인 태도가 만들어낸 명백한 졸속행정이므로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