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허락 없이 함부로 (영주댐) 물 빼지 마라.”
장욱현 경북 영주시장을 필두로 한 주민 300여명이 15일 영주시 평은면 영주댐 인근 용혈폭포 맞은편 주차장 둔치에서 피켓을 들고 연좌 농성을 벌였다.
환경부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영주댐 담수를 방류하기로 하자 ‘영주댐 방류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입장 철회 촉구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시민 의견 무시하는 영주댐 방류 중단하라’, ‘누구를 위한 방류인가, 환경부는 해명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길거리에 내걸었다. 이들 중 일부는 ‘결사반대’라고 적힌 빨간 띠도 머리에 둘렀다.
이상근 영주시의원과 이정필 금광3리 이장은 영주댐 방류에 반대하며 삭발까지 감행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국민의힘 박형수(영주·영양·봉화·울진) 의원, 권영세 안동시장, 김학동 예천군수, 엄태항 봉화군수도 결의대회에 참가해 주민과 뜻을 함께했다.
영주댐은 생활·공업·농업용수 공급과 홍수 통제를 위한 다목적댐이다. 평은면 내성천 일원에 1조1030억원을 들여 2009년 착공해 2016년 준공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안전성과 녹조, 환경오염 논란 등으로 4년째 가동조차 못 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21일 영주댐협의체 소위원회 회의를 열어 영주댐 담수 방류를 결정했다. 초당 50t의 물을 하루 수심 1m 이내로 약 80일 동안 내보내기로 한 것이다. 댐 안전성 평가와 수질생태 검사 등을 위해 시험 담수를 했고 이것이 끝났기 때문에 다시 물을 비운다는 게 환경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 반발은 거세기만 하다. 지역 주민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방류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영주댐을 방류하면 각종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함은 물론 농번기 농업용수를 적기에 공급하는 게 불가능하고 가뭄 대책도 차질을 빚는다는 우려에서다. 일부 주민 사이에선 환경부가 담수를 바닥까지 방류한 다음 댐을 철거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영주시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피해와 문제는 전적으로 중앙정부(환경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과 댐 주변 지역 경관 유지 등을 위해 중앙정부 또는 정치권에 지속해서 요구사항을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영주시는 지난 13일 환경부 관계자에게 영주댐 방류 연기와 협의체 확대·개편, 차기 방류 때 용수 공급이 가능한 저수율(34%) 유지 등을 건의한 상태다.
강성국 영주댐 수호추진위원장은 “댐 수문 하류 500m 지점에 텐트를 설치해 주민이 상주하는 등 방류를 온몸으로 막겠다”면서 “환경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을 계속해서 벌일 것”이라고 했다.
영주=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