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18일 3박4일 일정으로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인 베트남·인도네시아 순방에 돌입한다.
스가 총리는 이번 순방을 통해 동·남중국해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의 안마당 격인 동남아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구상 추진을 위한 우군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2012년 12월 2차 집권 직후인 2013년 1월 처음 순방한 나라이기도 하다. 아베 정권을 계승한다는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순방지마저 답습하는 형국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18∼1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 등을 만나 광범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양국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올해 베트남이 의장국을 맡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일본의 협력 강화에 합의하고, 아세안에 관한 정책연설도 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의 군사장비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협정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19∼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두 나라가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전략적 파트너임을 확인하고 코로나19 대책 등 폭넓은 분야에 걸친 협력강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스가 총리가 동남아 지역의 두 나라를 첫 순방지로 결정한 것은 일본이 주창한 FOIP 구상과 관련이 있다.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스가 총리의 순방에 대해 “일본이 주창하는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 실현을 위한 협력과 남중국해 문제, 북한 정세 등 지역·국제사회의 중요 과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상대국과의 조율을 거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첫 방문국으로 골랐다”고 말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 강화에 경계감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은 1979년 중국과 전쟁을 치렀으며, 지금도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1965년과 1998년 화교 학살이 있었던 인도네시아도 중국과 우호를 유지하면서도 잠재적 긴장 관계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번 순방과 관련해 “위기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