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특별검사(특검) 도입’ 논쟁으로 비화했다. 라임 사건의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법정 진술과 ‘옥중 서신’을 통해 청와대 인사와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연루설을 주장한 것을 두고 여야의 입장이 선명하게 갈렸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라임·옵티머스 의혹과 관련해 특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장외투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방송에 출연해 “원내에서 (특검법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안 되면 국민께 직접 호소하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 전 회장이 지난 16일 옥중서신을 통해 ‘야당 정치인’에게 수억원을 지급했다고 폭로한 데 대해 당사자로부터 “변호사로서 사건을 수임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통해 이를 포함한 관련 의혹을 모두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사장 출신 유상범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서 김 전 회장 입장문에 대해 “범죄자가 작성한 엉성한 입장문으로 국회에서 더는 볼썽사납게 의혹 제기하며 정쟁할 것도 없다”며 “검찰도 (김 전 회장의) 입장문으로 신뢰를 잃었다. 특검으로 진실을 가리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회장의 폭로를 공수처 설치 명분으로 삼았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전 회장의 옥중서신을 “공작수사 폭로”라고 규정한 뒤 “(김 전 회장이 주장한) 공작수사 의혹이 법무부 감찰이나 검찰 자체 조사에서도 명백히 밝혀지지 않거나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며 공수처 설치를 촉구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전 회장의 자술편지 내용이 사실이라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권력비리 게이트’라며 공세했지만 오히려 ‘검찰·야당 커넥션에 의한 정치공작’으로 의심받기에 이르렀다. 조속한 공수처 설치로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로 밝혀진 김경협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정말 자신있다면 (특검을) 하자”면서도 “특검이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키는 도구로 악용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공수처 추천위원 야당 후보 추천부터 하고, 특검 결과에 대해 서로 의원직을 걸고 책임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19일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대상으로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오는 22일 대검찰청 국감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석한다.
김민순·장혜진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