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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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공문 발송은 매뉴얼 따른 통상 조치”

국감장에서 옵티머스 의혹 정면 반박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옵티머스 고문이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의 만남은 인정하면서도 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한 의견 교환에 대해선 거듭 부인했다.

 

이 지사는 19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펀드사기꾼의 거짓말 문서와 정치적인 공격으로 도정을 훼손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 채 전 총장 ‘만났지만’, 물류센터 논의는 ‘기억에 없어’

 

그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의 “채 고문을 만난 것을 인정하시느냐”, “경기 광주시 봉현 물류단지를 놓고 의견 교환이 없었다는 게 맞느냐”는 질의에 각각 “네”, “기억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전날 야당인 국민의힘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추진하다 난항을 겪던 경기 광주시 봉현물류단지 사업이 이 지사와 채 전 총장의 만남 이후 속도를 냈다며  ‘경기도의 5월11일자 공문’을 공개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애초 이 사업에 반대했던 경기도가 이 지사와 채 전 총장의 만남 뒤 사흘 만에 관계부처에 사업 협조 공문을 보낸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이 지사는) 패스트트랙이 없다고 했는데, 공문에 나온 ‘열흘 만에 답을 내달라’는 내용이 공무원들이 (흔히) 말하는 패스트트랙”이라며 “경기도의 (봉현 물류센터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특정 부분을 왜곡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그는 △공문 발송은 매뉴얼에 따른 통상조치 △채 전 총장과의 만남 이전에 문서의 내용이 정해짐 △국토부 장관의 검증 이후 도지사는 형식적 승인권만 지님 등을 반박의 증거로 활용했다.

 

그는 “(지사 취임 이전인 ) 2017년부터 화성 등 12건의 (관련) 사업이 진행 중이었다”며 “신청이 공식적으로 들어오면 관계기관 협의에 따라 절차를 처리할 수밖에 없고, 이는 매뉴얼에 따른 조처”라고 설명했다. 

 

◆ “채 전 총장 만남 이전에 주민공람…대전제는 ‘광주시가 반대하면 안 한다’”

 

이어 “국토부에서 (장관의) 실수요 검증이 끝난 뒤 후속조치로 도지사가 승인하는 형식”이라며 “(전임자 시절인) 2017년에는 불과 일주일 만에 절차가 마무리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지사는 “채 전 총장과 만난 것은 금요일 저녁인데, (다음 주) 월요일 오후 1시에 기안문서 발송이 가능하냐”며 “물류단지 신청이 접수된 뒤 (채 전 총장을 만나기 전) 이미 주민공람에 들어가 실무자들이 관련 기관 협의를 위한 문서를 작성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 지사는 채 전 총장과의 만남 이전에 공무원들이 자신에게 물류단지 처리 방향을 보고한 문서도 공개했다. 

 

그는 “여기에는 ‘패스트트랙 절차’가 아예 없다”며 “관계 법령과 매뉴얼에 따라 진행하고, 대전제는 경기 광주시가 반대하면  안한다는 것이다. 광주시에 의견조회를 했고 거기서 명백하게  답변이 왔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애초 이 사업에 반대했던 경기도가 이 지사와 당시 옵티머스 고문으로 있던 채 전 총장이 5월8일 만난 뒤 사흘 만에 관계부처에 사업 협조 공문을 보낸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 측이 공개한 문서에선 “25일까지 회신이 없을 경우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에 따라 ‘이견 없음’으로 처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권 의원 측은 “휴일을 빼면 두 사람이 만난 바로 다음 근무일에 경기도가 찬성으로 돌아선 것으로, 둘의 회동이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