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 등의 영향 탓에 중소기업 취업자가 7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 취업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증가세를 보여 대조를 이뤄 중소기업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취업자는 2431만4000명으로 지난해 9월보다 43만6000명 줄었다. 이로써 중소기업 취업자는 지난해 동월 대비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2월에만 해도 중소기업 취업자는 2422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4만1000명 늘었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한 3월(-28만1000명) 들어 감소세로 돌아서더니 4월에는 감소 인원이 53만8000명까지 많아졌다. 이후 감소 폭은 다소 둔화하는 듯하더니 지난달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종사자 5인 미만 소상공인 취업자가 지난달 987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만6000명 줄었고, 5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1444만1000명으로 21만명 감소했다.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이 코로나19 사태로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반면 지난달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의 취업자는 269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4000명 늘었다. 대기업 취업자는 증가 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올해 들어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중소기업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만5000명 줄었는데 대기업 취업자가 4만4000명 증가해 그나마 전체 취업자 감소 인원이 39만2000명으로 맞춰진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직원은 올해 6월 말 현재 10만6652명으로 1년 전보다 1608명 늘었다. 현대자동차 직원은 6만9517명으로 210명 늘었고 SK하이닉스 직원은 2만8609명으로 841명 증가했다. 이처럼 대기업이 선방하는 반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충격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대기업은 주요 그룹을 중심으로 고용이 아직 꺾이지 않다 보니 나름대로 선방하는 모습이지만 고용 집중도가 높은 숙박, 음식점, 도소매업 등의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어 중소기업에 좀 더 정책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중소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이 눈에 띈다”며 “제조업은 숙련도가 높은 인력이 필요해 인원을 잘 줄이지 않는데도 이런 현상을 보이는 것은 문제로, 제조업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들은 일관되게 직접 지원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최근 논평을 통해 “일회성 직접 지원보다는 1차 재난지원금처럼 얼어붙은 소비를 활성화할 조치가 필요하다”며 “지역사랑상품권과 같은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 점포에 한정돼 사용할 수 있는 핀셋 정책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