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고령층’의 잠재력을 활용하려면 일자리 발굴이 선행돼야 한다. 직장에서 50·60세대와 20·30세대의 이해폭을 좁히는 작업도 필요하다. 고령층에 대한 정보통신 기술 교육, 연공서열식 노동구조 변화, 사회적 지원 등 폭넓은 변화가 요구된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올해를 시작으로 1955년생 이상이 대거 65세 노인으로 편입되기에 지금 일자리 창출을 얘기하긴 늦었다”며 “다만 1965년생 베이비부머 2세대가 2030년부터 노인으로 들어가므로, 지금부터 이들을 위해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 연령을 조정하거나 미국처럼 은퇴 개념을 아예 없애는 정책이 가능하다. 선결 조건은 현재의 연공서열식 임금·직급 체계의 타파다.
조 교수는 “정년을 연장하려면 능력제로 가야 하고, 능력제로 가려면 평생 재교육을 하는 국가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작업 없이 노인 일자리를 만들면, 노인에게도 희망이 아니고 청년에게는 절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인턴십 사업은 고령층 취업 모델로 주목할 만하다. 이 재단의 안선진 서부일자리팀장은 “50대 이상 구직자 200∼300명을 중소·사회적 기업 인턴으로 먼저 연결했다”며 “이 중 40∼50%가 고용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인턴 기간을 ‘디딤돌’ 삼아 서로 이해폭을 좁혔기에 가능했다.
안 팀장은 “대기업 관리자 경험이 많은 50대 이상은 중소기업에 가면 체계가 없다 생각하니 자꾸 가르치고 지시하려 하고,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도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수평적 조직문화와 소통법을 많이 교육하고 인턴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그 결과 ‘고령 인턴’을 쓴 기업 담당자·대표의 90% 이상이 만족해했다.
안 팀장은 50대 이상이 새 일을 얻으려면 실무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컴퓨터 문서작업은 물론 정보검색·기획서 작성 등 실무능력이 젊은이보다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비대면 관행에 적응하는 것이 필수다.
송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