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부른 라임자산운용에 대해 금융당국이 ‘등록 취소’ 중징계를 내렸다. 라임의 요청을 받고 주문자생산방식(OEM) 펀드를 찍어낸 라움·포트코리아·라쿤자산운용에도 중징계가 통보됐다. 라임이 운용사로서의 자격을 상실하면서 향후 피해자 투자금 회수는 라임 펀드 판매사 20곳이 공동 설립한 웰브릿지자산운용에서 진행된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개최한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라임자산운용에 대해 ‘등록 취소’ 중징계를 내리는 동시에 과태료 부과, 임직원 해임요구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특정 집합투자기구의 이익을 해하면서 자기 또는 제3자 이익 도모 금지(자본시장법 제85조) 위반 등으로 등록 취소 및 신탁계약 인계명령을 금융위에 건의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제재 수위 사전 통지문에서 등록 취소와 핵심 임원 해임 권고를 한 바 있는데 이를 그대로 제재심에서 확정했다. 당초 라임이 펀드 부실을 인지하고도 사기를 친 점 등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도 라임이 등록 취소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날 제재심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아바타’ 자산운용사로 불린 라움·포트코리아·라쿤자산운용 3곳의 제재 수위도 결정됐다. 이들은 라임의 요청에 따라 OEM 펀드를 만든 혐의를 받는다. 라움과 포트코리아는 영업정지 처분을, 라쿤은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세 자산운용사의 임직원에게는 직무정지가 통보됐다.
결정된 제재안은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되며 본안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라임자산운용의 등록 취소가 확정되면 남은 펀드들은 웰브릿지자산운용으로 전부 넘어간다. 웰브릿지자산운용은 라임 펀드 판매사 20곳이 투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만든 가교 운용사로 지난달 말 금융위에 등록을 완료했다.
한편 라임 펀드 판매사에 대한 제재심은 오는 29일 열린다. 이날 제재심은 증권사 3곳(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금감원은 3개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직무 정지’를 염두에 둔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상태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