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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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차기총장 막판 경쟁…블룸버그 “美는 유명희 선호, EU는 오콘조 지지”

EU는 나이지리아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지지 /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 질수도 / WTO 사무총장은 164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방식으로 결정
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진출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선호 후보가 다르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EU는 나이지리아의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로 기울어져 있다며 이날 지지 의사를 공식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한국의 유명희 후보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현 행정부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맡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사고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로버트 죌릭 전 USTR 대표 같은 자유무역론자들과 너무 가까운 사이로 인식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죌릭 전 USTR 대표가 세계은행(WB) 총재로 재직할 때 그밑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EU가 선호 후보를 놓고 충돌을 향해 달려가는 양상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진단했다. 다만 통신은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 결과가 이번 WTO 사무총장 선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집권하면 미 행정부의 입장이 바뀔 수 있어서다. 이 통신은 WTO 사무총장은 164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며 어느 한 국가라도 끝까지 반대하면 선출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루퍼스 예르사 전 WTO 사무차장은 “후보자 결정이 교착상태에 빠져 미국 대선 결과를 기다려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이집트 정상과 잇따라 정상통화를 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이날 오후 5시 30분에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 통화한 데 이어 오후 6시에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지난 1∼2차 라운드에서 유 본부장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단합된 지지에 감사하다”며 “차기 사무총장은 WTO를 개혁해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하고 다자무역 체제의 신뢰를 회복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대륙에 걸쳐 폭넓은 지지를 받는 유 본부장이야말로 WTO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최적임자”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이에 베텔 총리와 콘테 총리는 유 본부장의 결선 선거 진출을 축하하면서 뛰어난 역량과 WTO 개혁 비전, 통상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유 본부장의 선전을 기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10시에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앞서 유 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총력 지원을 약속한 문 대통령은 지난 7월부터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호주, 러시아, 독일, 브라질, 말레이시아 정상 등과 통화하고 지속해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요청해 왔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