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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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인도네시아서 중국 겨냥 “남중국해서 긴장 높이는 어떤 행위도 반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적인 움직임에 반대 / 국제법에 따라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
2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왼쪽) 일본 총리가 수도 자카르타 외곽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함께 나란히 서서 양국 국가 연주를 듣고 있다. 자카르타 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21일 역내 해양진출과 군사기지화를 확대하는 중국을 겨냥해 남중국해에서 긴장을 높이는 어떤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NHK 등에 따르면 취임 후 처음 동남아시아 순방에 나선 스가 총리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역내 상황과 관련해 자유롭게 열린 인도 태평양을 실현한다는 결의를 다시 확인하면서 일본과 인도네시아를 연결하는 해상교통로이기도 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적인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스가 총리는 중국의 해양 확장을 염두에 두고 “인도 태평양에서는 자유롭게 누구에게도 열리고 법의 지배가 관철되어야 비로소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는데 남중국해에선 역행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언명했다.

 

그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모든 당사국이 힘과 위협이 아니라 국제법에 따라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다만 스가 총리는 남중국해 주변국과 미국 등과 연대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하면서도 인도태평양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같은 군사동맹기구를 만들지는 않겠다고 밝혀 안보상 동맹구축에는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스가 총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경제협력에 관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 제조업의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를 강화하고자 아세안 각국에 대한 생산확대를 지원할 생각임을 재차 확인했다.

 

또한 스가 총리는 인도네시아에 500억엔(약 5380억원) 규모의 엔차관 공여계획을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스가 총리는 “아세안과 일본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롭게 번영하는 미래를 함께 만들기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정상들과 구체적인 협력을 해나가기로 일치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스가 총리는 “우리가 상부상조하는 유대를 강화하는 것은 아세안과 일본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법의 지배, 개방성, 투명성 등 기본원칙의 실현을 함께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스가 총리가 19일(이하 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베트남에서도 남중국해 군사화를 비판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일본대학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일본의 외교 방침을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법의 지배와 개방성과는 역행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남중국해 군사 거점화를 추진하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스가 총리는 “일본은 긴장을 높이는 행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모든 당사국이 힘과 위압이 아니라 국제법에 기초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세안과 평화롭고 번영하는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다”며 미국과 일본 등이 주창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과 아세안이 작년 6월 독자적으로 채택한 ‘인도·태평양 구상’의 연계를 호소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