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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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펜실베이니아 찾은 트럼프… 바이든 3.5%P차 추격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초접전’
지지율차 1주 만에 절반으로 좁혀
3%P 이상 지지율 변화 유일한 곳

“바이든은 석탄산업 쓸어버릴 것”
오바마, 필라델피아서 ‘대리전’
“선거 사흘 뒤 우편투표까지 포함”
대법원 결정… 공화 요구 수용 안해
대선 당일 이후에도 관심 주 예상
춤추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이리 국제공항에서 대선 유세를 마치고 연단을 떠나면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이리=AP연합뉴스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면 전체 선거에서 이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을 2주 남겨둔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북서부 이리시 유세에서 이렇게 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두번째 유세지였던 펜실베이니아를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것은 주요 경합주 중 두번째로 많은 20명의 선거인단이 절실해서다.

2016년 대선 여론조사는 ‘힐러리 클린턴이 1.9%p 앞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에서 0.7%p(4만4292표) 격차로 ‘신승’했다. 특히 이리시에서 1957표 차로 클린턴을 따돌렸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 “4년 전 이리에서 큰 일이 있었다”며 “그래서 이리를 사랑한다”고 했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1주 전만 해도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7%p 이상 앞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외부 유세 재개 이후 격차가 줄더니 이날 3.5%p까지 좁혀졌다. 플로리다, 미시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6대 경합주 가운데 최근 1주 새 3%p 이상 지지율 변화를 보인 곳은 펜실베이니아가 유일하다. 멜라니아 여사도 16개월 만에 이리시 유세에 동참하려 했지만 기침이 심해져 막판에 취소했다.

펜실베이니아는 제철을 중심으로 한 공업도시이자 무연탄 최대 산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바이든 후보가 석탄 등 화석연료의 어두운 미래에 대해 언급하는 영상을 보여준 뒤 “바이든은 석탄 등 에너지산업을 쓸어버릴 것”이라며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의 득표에 가장 큰 ‘우군’으로 평가받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1일 펜실베이니아 남동부 필라델피아를 찾아 ‘대리전’을 치른다. 하지만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행보는 다르다. 필라델피아는 4년 전 클린턴 후보가 82.5% 득표율로 압승한 곳이다. 2주간 지지율 격차를 줄여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 중에서도 최대 격전지역에 나섰고, 22일 ‘최후의 토론’ 준비를 위해 칩거한 바이든 후보를 대신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파란 물결’의 도시를 찾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AFP연합뉴스

펜실베이니아는 대선 당일 이후에도 ‘핫’한 주가 될 것 같다.

미 연방대법원은 전날 밤 펜실베이니아에서 대선 사흘 뒤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를 개표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의 동일한 판결에 공화당이 “사흘을 추가로 인정해선 안 된다”며 제기한 심리 요청에 대해 8명의 연방대법관이 4대 4로 갈리면서 공화당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편투표를 요청한 펜실베이니아 유권자의 64%가 민주당 지지자이고 25%는 공화당 지지자다. 박빙 승부로 간다면 투표결과가 사흘 뒤에나 확정되면서 혼란이 커질 수 있다. 우편투표 신청자 중에 아직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많지 않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펜실베이니아에서 300만명이 우편투표를 신청했고, 이중 100만명의 투표용지가 회수됐다. 300만명이 우편투표를 신청한 미시간주에서는 170만명이 투표를 마쳤고, 오하이오주는 240만명의 신청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투표용지 송부를 마쳤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