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경제·부동산정책을 직접 챙기고 나섰다.
문재인정부의 경제·부동산정책이 여권의 지지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나타나는 상황이어서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여당 대표를 넘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과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산업수출·중소기업벤처·전세시장·고용안정·금융지원 등 5개 분야에 대해 보고받았다. 통상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여당 대표가 소집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현장과 정책 사이에 괴리가 있는 만큼 현장을 더욱더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허영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표는 “현장과 정책 사이에 있을 괴리의 문제는 물론 법으로 적용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제도 개혁을 뛰어넘는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택배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산재·자살 사고와 관련한 특별한 대책을 현장점검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예외적이라고 하더라도 제도의 제약을 뛰어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재난이 지나간 자리에 숱한 상처가 남을 것 같다. 특히 격차 심화라는 상처가 남을 것이 가장 우려된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4분기 경제대책 목표로 ‘고용회복’과 ‘소비진작’을 제시했다. 그는 “일부 경제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과 내수 위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방역 상황을 면밀히 살펴 외식, 관광, 숙박 등 다른 부문에 대한 할인도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면 재정 관련 당정 점검회의를 열어 관련 현황을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전세 품귀’로 전셋값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브리핑을 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1거주자에 대한 재산세 경감이나 대주주 요건 3억원 완화 등 국민 관심이 큰 사안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정부는 구체적인 부동산 문제 대책에 대해서는 다음주쯤 당내 부동산 대책TF인 ‘미래주거추진단’ 논의를 거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허 대변인은 “전세시장에서 매물 부족으로 인한 일부 현상이 있지만 전체 전세시장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부동산TF를 통해 여러 데이터를 점검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서 미래주거추진단 구성 계획을 밝히고 중장기 차원의 부동산 정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예전 부동산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며 기존 정책 노선과 차별되는 대안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부동산정책뿐 아니라 주요 현안 관련 TF를 잇달아 띄우며 각종 현안 대응을 손수 챙기고 있다. 이 대표가 국무총리 시절 드러냈던 장기를 발휘하며 대선주자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특정 현안을 챙기는 TF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정책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본인이 직접 ‘컨트롤’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