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오는 11·3 대선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대만에 18억달러(약 2조400억원) 규모의 첨단 무기 판매를 승인하고, 이를 미 의회에 통보했다고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무부가 대만에 판매를 승인한 무기는 트럭 기반 로켓 발사대인 록히드마틴사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11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보잉사의 슬램이알(SLAM-ER) 135기,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가 전투기용으로 만든 외부 센서 3기 등이다.
HIMARS는 100㎞ 이상 떨어진 곳에 최대 6발의 로켓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어 대만의 방위력 증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최대 사거리가 270㎞에 달하는 슬램이알은 대만에서 중국 동부 연안을 공격할 수 있어 중국이 경계하는 무기다.
미 국무부는 또 중국의 6개 언론사를 추가로 ‘외국사절단’으로 지정했다. 외국사절단으로 지정되면 해당 기관은 미국 정부에 인력과 자산에 관해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에 본사를 두고 운영되는 이코노믹 데일리와 제팡 데일리(해방일보), 이차이 글로벌, 신민 이브닝 뉴스, 차이나 프레스 사회과학, 베이징 리뷰 등을 외국사절단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 국무부가 외국사절단으로 지정한 중국 언론사는 모두 15개사로 늘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2월에 신화통신 등 5개사, 6월에 중국중앙(CC)TV 등 4개사를 외국사절단으로 지정했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정부가 이들 언론사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거나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있고, 중국 공산당이 이들 언론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지난 6월에 올해 말 만료되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사 기자들의 특파원 상주 인가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중국은 미국의 무기 수출 승인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무기 제작사에 제재를 가하는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심각한 내정간섭으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침해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