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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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TV 만들던 작은 회사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영웅”

‘이건희 회장 별세’ 재계 반응
상의 “파격적 혁신경영 계승할 것”
경총은 “기업가 정신 이어받아야”
전경련도 “재계 최고의 리더” 찬사
중기업계선 李회장 상생 노력 평가
삼성, 임직원 온라인 추모관 마련
지난 1987년 회장 취임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삼성 제공

25일 전해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소식에 재계는 고인을 애도 속에 추모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을 기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이 회장은 파격의 혁신 경영을 통해 반도체와 모바일 등 첨단 분야에 도전해 삼성을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키워냈다”며 “끊임없이 미래산업을 개척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국내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고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논평했다. 이어 “유가족과 그룹 임직원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경제계는 고인의 도전과 혁신의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이 일군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도 재계의 추모 분위기 속에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 회장은 흑백 TV를 만드는 아시아의 작은 기업 삼성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총은 “경영계는 그의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 활력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삼성도 노사화합과 경영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고인에 대해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린 재계 최고의 리더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다른 집념과 혁신 정신으로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대표 먹거리 산업으로 이끄셨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했다”며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혁신 정신은 기업인의 가슴속에 영원토록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논평을 낸 직후 허창수 회장 명의의 추도사를 통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허 회장은 이 회장에 대해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을 실천한 기업인”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반도체 집적 회로를 만드는 웨이퍼의 크기를 6인치에서 8인치로 키워 양산해야 한다고 지시했던 과감한 판단을 언급하며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승부사였다”고 전했다. 1995년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 15만대의 휴대전화를 불구덩이에 내던진 ‘불량제품 화형식’을 떠올리며 “품질로 인한 손해는 본인이 감수하겠으니 최우선 순위로 하라며 강한 책임감과 방향성을 보여줬다”는 의미도 함께 강조했다.

지난 2011년 반도체 16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삼성 제공

무역협회는 “우리나라가 무역 강국이자 경제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하며 “고인의 업적과 정신을 기려 무역업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경제의 중심축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도 이 회장을 추모하며 그간 진행해온 상생 노력을 기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고인은) 평소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한 배를 탄 부부와 같다며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며 “세계 굴지의 초일류 글로벌 기업을 일구고,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며 대한민국 경제를 앞장서 이끌어 온 재계의 거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은 내부 시스템에 임직원을 위한 온라인 추모관을 마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빈소 내부에 50인 이상 집합이 금지되는 등의 사회적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임직원의 애도가 이어졌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