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도전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전회원국 비공개 선호도 조사에서 경쟁자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재무장관 후보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WTO가 28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제네바 주재 한국과 나이지리아 대사를 불러 두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통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오후 3시 전체 회원국에도 조사 결과를 알렸다. 통신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WTO 역사상 첫 여성·아프리카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WTO 회원국이 참여한 선호도 조사에서 27표를 지닌 유럽연합(EU)과 고국 나이지리아가 속한 아프리카 대륙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선호도 조사에서 두 후보가 각각 몇 개국의 지지를 얻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유 본부장의 낙선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WTO는 사무총장 선출 시 164개국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한다.
한국 정부는 마지막까지 의견 조율 등을 통해 막판 역전을 노리고 있다. 협의 과정에서는 WTO에 비교적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과 중국, EU 등의 입장이 중요한데, 미국이 유 본부장을 물밑 지원하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최근 전세계 주요 공관에 전문을 보내 주재국에 유 후보 지지를 유도하라고 지시했다고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WTO는 다음달 7일 전까지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컨센서스(의견 일치)를 도출할 예정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