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나이지리아 후보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재무장관이 아니라 유명희(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USTR은 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낸 성명에서 “미국은 유 본부장을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한다”라고 선언했다.
USTR은 “유 본부장은 지난 25년간 무역 협상가와 무역 정책 입안자로서 성공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진실한 무역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WTO) 조직의 효율적인 리더로서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갖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USTR은 “지금 WTO와 국제 무역이 매우 어려운 시기”라면서 “지난 25년 동안 다자간 관세 협상은 없었고, 분쟁 조정 시스템은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됐으며, 기본적인 투명성 의무를 이행하는 회원국은 너무 적다”고 현재의 문제 상황을 지적했다.
USTR은 “WTO는 중대한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라며 ‘현장에서 직접 뛴 실제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본부장이 경험이 있는 ‘진짜 전문가’여서 그를 지지한다는 내용이다.
성명에 앞서 키스 록웰 WTO 대변인도 같은 날 열린 대사 회의에서 미국이 유 본부장을 계속 지지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164개국 만장일치 추대 형식으로 이뤄진다. 16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달 27일(현지시간)까지 두 후보 가운데 누구를 선택할지 최종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다. 만장일치를 도출해내지 못할 경우 11월7일 전에 ‘컨센서스(전원합의제)’를 통해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해야 한다.
일부 국가가 끝까지 반대 의견을 고집할 경우 규정상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데, 실제 투표를 통해 사무총장을 뽑은 경우는 아직 한 번도 없었다.
앞서 실시한 WTO 신임 사무총장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유 본부장보다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164개 회원국 중 104개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의 유 본부장 지지로 WTO 사무총장 선거는 좀 더 선호도가 높은 후보 쪽으로 동의 절차를 거치 합의 과정을 밟게 됐다.
WTO 사무총장이 되려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강대국 반대가 없어야 하는데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서 합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