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정책’으로 갈라진 이민자 부모와 자녀를 재결합시키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대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백인과 흑인에 이어 주요 투표층인 히스패닉 유권자를 향한 메시지로 읽힌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당선되면 임기 첫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멕시코 간 국경 불법이민자 단속으로 인해 부모와 헤어진 이민자 자녀들을 가족과 재결합시키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대선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를 비롯해 네바다주에서 전파를 타기 시작한 디지털 광고에서 이 같은 약속을 제시했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네바다는 상대적으로 히스패닉 유권자가 많은 곳이다.
바이든 후보의 캠프 측은 광고에서 “대통령으로서 첫날에 조 바이든은 아이들을 부모와 재결합시키기 위한 연방 태스크포스를 창설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지난주 법원에 제출한 소송 서류에서 2017∼2018년 미 국경 공무원들에 의해 가족과 헤어진 545명의 이민자 자녀가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지난 22일 마지막 대선 TV토론에서도 불법이민자에 대한 ‘무관용’ 정책과 가족분리 방침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바이든 후보는 “그 아이들은 홀로 남겨졌고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다”면서 가족분리정책을 범죄로 규정해 비난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은 돈을 받고 국경을 넘게 해주는 업자들이 데려온 것이라고 맞섰다.
바이든 후보는 히스패닉 유권자를 겨냥, 트럼프 대통령의 반인권적 이민정책을 철폐하고 국경 장벽 설치를 끝내겠다고 강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히스패닉을 위해 2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드는 ‘아메리칸드림 플랜’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인종별로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층, 바이든 후보는 흑인과 히스패닉층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