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1일부터 이틀간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공천 방침을 정하기 위한 전 당원 투표에 들어가면서 투표를 독려하는 민주당과 이를 비판하는 국민의힘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전·현직 의원들은 투표 인증 사진을 SNS에 올리며 투표를 독려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약속을 깼다며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실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 오전 10시부터 내일 저녁 6시까지 당헌 개정을 통한 내년 재·보궐 선거 후보공천을 위한 전당원투표가 실시된다"며 "8·29 전당대회에 투표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은 민주당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온라인투표로 참여해달라"고 밝혔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SNS에 투표 인증 사진을 올리고 "꼭 참여 바란다. 우리는 민주당"이라고 했다.
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서울·부산에 후보 내겠다 하니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후안무치 하다고 비난한다. 사돈 남 말 하는 것"이라며 "국민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국민의힘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당헌 개정안은 자책 사유 때 후보를 안 낸다는 본문은 그대로 두되, 이번처럼 특별한 경우에만 전당원투표로 예외로 한다는 단서를 다는 것"이라며 "자책 사유에도 무조건 후보를 내는 당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현 정권의 위선과 이중성이 켜켜이 쌓여가는 느낌"이라며 "'위성정당'이라고 폄훼하던 비례정당을 당원의 뜻을 운운하며 만들었는데 이제는 5년 전 약속을 무참히 깨버리고 정당의 헌법을 바꾼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낙연 대표는 지난 29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도리'라고 했는데, 이 대표의 발언은 한 줌 남짓 남은 희망마저 버리게 만드는 양념"이라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소신과 약속을 밥 먹듯 뒤집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모습인가"라고 지적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산시장,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왜 치러지는가. 바로 민주당 출신 시장들의 여직원 성추행 때문"이라며 "피해자들은 지속적인 2차 가해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민주당이 나서서 3차 가해를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신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원에게 선택을 맡긴다는 말로 교묘히 빠져나가는 치졸한 책임회피 정치"라며 "민주당은 탐욕을 위한 약속 위반을 책임정치라고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성폭력 했지만, 책임지는 자세로 데리고 살겠다'는 추악함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성폭력 하고도 후보를 낸다는 게 책임이면, 당신들의 당헌·당규는 무책임하고 파렴치한 것이었나"고 비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