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랜드 관리사업소 청주동물원이 고양잇과 동물인 삵의 인공 수정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다.
2일 청주동물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대공원 수컷 삵에서 정자를 채취해 청주로 가져와 청주동물원의 암컷 삵에 복강경으로 인공 수정했다. 인공 수정 성공 여부는 두 달여쯤 뒤에나 알 수 있다.
이번 복강경 인공 수정은 청주동물원 김정호 진료사육팀장이 집도하고 에버랜드, 대전오월드, 한화아쿠아리움, 전주동물원, 대구동물원 등 전국 동물원의 수의사 10명의 협진으로 이뤄졌다. 야생동물 종보전에 관심이 있는 충북대 수의대 학생들도 참가했다.
그동안 야생동물은 마취하면 자궁의 움직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술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 등 고양잇과 야생동물의 근친 교배로 단일종 번식이 과제였다.
4년 전쯤 미국 국립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에서 검은발족제비를 복원하면서 본격적인 야생동물 인공 수정이 시작됐다. 검은발족제비는 자연 서식지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동물원의 삵 인공 수정으로 국내 동물원에서도 야생동물 인공 수정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삵의 인공 수정이 성공하면 태어나는 새끼들은 자연에서 살아가는 훈련을 거친 뒤 청주 미호천 등의 자연 서식지에 방사할 예정이다.
청주동물원 관계자는 “환경부 멸종위기 동물 2급으로 지정한 삵의 인공 수정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앞으로 야생동물의 인공 수정이 활발히 전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