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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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재수감 하루 만에 ‘사면’ 언급한 하태경 “文대통령에 부탁”

MB “(특별사면) 기대를 걸지 말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연합뉴스

 

뇌물 및 횡령 혐의 등으로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수감된 지 하루 만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특별사면’을 언급하고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의 대법원 판결 후 ‘사면 가능성’을 언급한 국민의힘 내 주요 인사는 하 의원이 처음이다.

 

하 의원은 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전 대통령이) 명백히 잘못한 게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감싸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한 나라의 얼굴이었던 분이라서 굉장히 안타깝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직 대통령들은 전체 재판이 다 끝나면 문재인 대통령께서 통 크게 사면하는 것도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 의원은 사면의 시점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재판이 다 끝나야겠다”며 “(특별사면을) 고려해 주십사 저는 대통령에 부탁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함께 인터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사면 이야기는 본인이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어제 용서를 구하는 게 없었고 인정하는 것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앞서 사면권을 가진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과 관련해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 속에서 사면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재판 확정 이전에 사면을 바라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대법원에서 17년 형이 확정되자 정치권에선 ‘특별사면’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은 확정 판결 이후 ‘특별사면’에 대해 측근들에 “재판 자체가 정치행위인데 사면도 정치적으로 할 것”이라며 “기대를 걸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재심 청구 의사를 드러냈으나 무죄를 입증할만한 새로운 증거 등 재심 요건을 충족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구치소 재수감을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전날(2일) 오후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심 선고 이후부터 보석 전까지 이미 1년 정도를 구치소에서 수감해 약 16년의 수형기간을 남기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수형기간을 모두 채운다면 95세가 되는 2036년에야 출소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및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이 선고돼 대법원의 재상고심을 진행하고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