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4년간 미국을 이끌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3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일제히 막이 올랐다. 약 20개월 이상 끌어 온 대선 선거운동이 막을 내리면서 이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는 유권자들의 심판만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버지니아주(州) 등 미국 동부에서 투표가 마감되고 각 주별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시점은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9시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3일 0시 뉴햄프셔주의 작은 마을인 딕스빌노치 등 2곳을 시작으로 대선 투표가 개시됐다. 미국 대선의 투표 시간은 주마다 다른데 보통 오전 5시부터 8시 사이에 투표가 시작돼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에 끝난다.
당선인 윤곽은 이르면 현지시간으로 3일 밤늦게 또는 4일 새벽에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편투표가 급증하면서 개표가 지연되고 여기에 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경우 당선자를 가리는데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 최대의 이슈는 역시 코로나19였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린 경기침체가 회심의 카드였던 경기호황을 주된 업적으로 내세울 수 없게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흑인 등 인종차별 반대 시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악재’에 시달렸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실패했다”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무능이 미국 경제를 침체의 수렁으로 빠뜨렸다며 ‘정권심판’을 외쳤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미국우선주의’가 미국과 동맹국들 간 갈등과 분열을 심화시켰다고 맹폭을 가했다.
일단 선거전 막판까지 실시되고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바이든 후보가 유리하다. 선거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바이든 후보는 대선 하루 전인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6.5%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늘어난 우편투표가 변수다. 우편이란 특성상 개표와 집계에 시간이 오래 걸려 당선자를 가리는데 예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간 “우편투표는 표 바꿔치기 가능성이 있어 사기”라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간다 싶으면 몇몇 주에서 실시된 우편투표의 절차상 문제점 등을 들어 연방대법원에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당선자 결정은 연말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