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재시행 여파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청약 열풍이 불고 있다.
9일 한국감정원 청약홈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서울의 1순위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은 71.0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31.6대 1)의 2.2배 수준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경기·인천)의 평균 청약 경쟁률도 지난해 경쟁률(10.4대 1)의 3배 수준인 31.4대 1로 급등했다.
지난 7월 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수도권 단지에서는 연달아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서울 상동구 상일동에서 분양한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서울 역대 최고 경쟁률이 537.1대 1로 1순위 청약이 마감됐다. 이달 경기 하남시에서 선보인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도 40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청약통장 가입자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말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포함) 가입자 수는 2681만2857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약 5178만명)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공급물량 감소가 이어졌다”며 “공급물량은 줄어드는데 정부가 2030가구를 위해 생애 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신혼부부 소득요건을 완화하는 등 청약 시장의 문은 크게 열리고 있어 앞으로 기록적인 경쟁률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약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이미 강세장인 전세시장과 중저가 주택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시장과 청약시장이 둘 다 불안해서 상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수도권의 좋은 입지에 안정적으로 신규 입주 물량을 제공해야 과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